김영철, 대북제재 압박하는 美 비난하며 새로운 셈법 요구
“정상 간 친분은 한계 명확”...“지금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관계” 주장하기도

북한 조선중앙TV는 22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전날 열린 해외동포사업국 창립 60주년 기념보고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이 양국 정상 간 개인적 친분 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며 올해 말을 무난히 넘기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밝혔다.

2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이 유엔총회 제74차 회의 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를 걸고넘어지며 미조 대화에 눈을 감지 않고 대할 것이라느니, 우리에게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느니 등을 요구하는 등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 제재결의 이행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추종 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反)공화국 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의회 상원에서 북한을 ‘불량 국가’로 간주하면서 그러한 불량 국가의 잠재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은 “미국에 전혀 위협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현재 상황은 미국이 셈법 전환과 관련한 우리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 수 없고, 조미관계 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다”면서 “현재 조미관계에서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은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아태평화위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으로 북한이 미국과 한국 등 대외 관계개선에 활용해온 조직이다.

지난해까지 대미 실무협상을 주도한 김 부위원장은 올해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가자 책임을 지고 통전부장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빈자리는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보도로 김 부위원장이 직위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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