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앞둔 정경심 측 변호인 “조범동의 범죄 혐의가 정경심에게 덧씌워졌다”는 주장에 반박
조범동, “책임분배는 공범관계가 성립되는 자들끼리 누가 더 책임 크냐는 문제”라며 사실상 공범 시인
정경심과 조범동은 횡령 등으로 긴밀하게 얽힌 관계...검찰 이를 증명하는 녹취록 공개하기도
불법 투자했던 가족 관계도 법적 처벌 앞에선 책임 전가하기 바쁜 모습

조국 전 장관 5촌조카 조범동(좌측)은 정경심과 사모펀드 불법 투자와 관련 공범관계로 인식되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등
조국 전 장관 5촌조카 조범동(좌측)은 정경심과 사모펀드 불법 투자와 관련 공범관계로 인식되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지난 24일 구속된 정경심씨를 향해 “굉장히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당시 정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정씨 측 변호인이 “조씨의 범죄 혐의가 정씨에게 무리하게 덧씌워졌다”는 데 대한 반응이다.

조씨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10시 소병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진행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특가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조씨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사건기록에 관한 자료 열람·등사 여부를 놓고 검찰과 법적 공방을 펼쳤다. 하지만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조씨는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조씨 측 변호인은 재판을 끝낸 뒤 기자들에게 “책임분배는 공범 관계가 성립되는 사람들끼리 누가 더 책임이 크냐는 문제”라면서 정씨 변호인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조씨에게 돌리려는 것에 반박했다. 이어 “법률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정치적인 이야기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화가 났다”면서 “정 교수 측과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서로 반박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정씨와 조씨는 주가 작전으로 시장을 교란한 사모펀드 불법 투자의 공범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검찰의 수사망을 피하려 필리핀으로 달아난 조씨는 국내의 동향을 예의주시했는데, 당시 정씨가 연락책으로서 조씨와 주기적으로 교감하며 검찰 수사 진척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 전 장관이 지난 9월 2일 기자청문회에서 들고 온 사모펀드 보고서 작성도 정씨와 조씨의 합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보고서를 그대로 읽으며 해당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처를 전혀 몰랐다는 식으로 불법 투자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이와 함께 정씨의 지난 23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두 사람이 코링크PE가 인수한 2차전지 업체 WFM 주식을 놓고 “얼마까지 오른다” “언제 샀느냐” 등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코링크PE 총괄대표였던 조씨는 WFM을 인수한 상태였으며, 정씨는 WFM으로부터 매달 고문료 등 명목으로 총 1억5795만원을 챙겼다. 아울러 조씨가 WFM에서 횡령한 13억원 중 10억원을 정씨에게 넘긴 사실도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15분엔 정씨에 대한 구속 후 첫 재판도 열렸다.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는 정씨에게 사모펀드 불법 투자 관련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정씨에게 청구한 영장에 조 전 장관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4개 이상 혐의를 적시한 만큼, 향후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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