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물꼬 텄다”는 李총리 訪日 자평과 대조되는 반응...아베, 양국정상회담 제안헤 침묵
아베, 외교 악화의 원인인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지적...李총리는 대화 제안만 한 것으로 알려져
회담 중 화이트리스트 韓배제, 지소미아 파기 등과 관련한 현안 논의는 전혀 없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급 회담에서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명단) 한국 배제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문제에 아무 소득 없이 귀국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지난 22일 나루히토(徳仁)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방일한 이 총리는 귀국하는 비행편에서 “양국이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국제법을 위반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회복 여지는 없다”고 일축한 것이다.

이날 도쿄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 총리와의 20분간 회담을 끝낸 뒤, 문재인 대통령 친서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기자들 앞에서 이같이 밝혔다. 친서에는 “이른 시일 내 양국 정상이 만나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관방부 부장관은 “강제징용 판결은 한일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무너뜨린다. 한국이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고 회담 중 아베 총리가 이 총리에게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킴으로써 한일관계를 우호적인 시절로 돌리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면서 “하지만 한국이 국제 조약을 일방적으로 깨트렸다.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을 위반하므로 한일관계의 법적 기반부터 무너뜨렸다”고 두 차례나 강조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 같은 모습을 “한국은 양국이 서로 다가가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지만, 일본은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고 묘사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선 강제징용 판결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한편 이 총리는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한일 정상회담이 곧 열리기를 바란다’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다”면서 양국이 대화 재개를 원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점을 회담 성과로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교갈등의 원인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논의 방안조차 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돼 한일관계 평행선은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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