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민주당 의원, 국감서 "사건 후 해리스 대사 만났더니 약간 섭섭함을 전달하더라"
친북단체 대진연 '美대사관 사다리 월담' 경찰 수수방관도 논란
민갑룡 경찰청장 "근처에 문화축제 인파로 감지 못해" 황당답변
'경찰대 3년 선배' 윤재옥 "사다리가 가방 소품이냐. 조직기강 무너진 것" 성토...민갑룡 "책임자 감찰조사중"
與김병관 "해리스 섭섭" 전언 이어 홍익표도 "책임자 문책하고 주요공관 경비 보강해달라" 美 반응 의식
대진연 폭언·폭행으로 압수수색 중단 사건엔 野 "공무집행방해죄 사법처리" 요구...민갑룡 "검토하겠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왼쪽)가 반미친북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단체원들(가운데)이 지난 10월18일 서울 정동 주한미대사관저를 기습 월담 침입한 사건에 관한 문재인 정부 측 공식 사과가 없어 '섭섭함'을 드러냈다는 여당 의원의 전언이 10월24일 나왔다.(사진=연합뉴스)

노골적 반미·친북성향과 불법행위 반복으로 논란을 일으켜 온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단체원들이 지난 18일 치외법권인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마저 기습 침입해 농성을 벌인 사건과 관련, 한국 정부측 사과가 없는 데 대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섭섭함'을 드러낸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경찰청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미 대사관저 침입 사건 이후 해리스 대사를 만났다. 해리스 대사가 약간 섭섭함을 전달하더라"며 "침입 과정에서 미 대사관 직원 2명이 약간 다쳤다고 한다. 그것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 그 누구도 미안함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관 의원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경찰청장은 외교부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셔서, 그부분에 대한 사과도 필요하리라고 본다"고 말했고, 민갑룡 청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대사관저 직원이 다쳤고 해리스 미국 대사가 섭섭함을 표명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것이 14개월(13개월) 만의 대사관저 불법 침입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며 강하게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에 외견상 경찰에 감사를 표하는 글을 올렸지만 '13개월 만에 두 번째 일어난 사건'이라는 표현을 담아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 정도였다. 김 의원의 전언은 해리스 대사가 관저 난입 사건 자체 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사후 태도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음을 시사한다.

사진=연합뉴스TV 유튜브 캡처

이날 종합감사에선 대진연 단체원들이 미 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벌인 시위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청을 통할하는 진영 행안부 장관을 향해 "중동에서나 있을 법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사람들(대진연)은 '김정은 칭송위원회'를 만들어서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던 이들인데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며 한탄했다.

경찰대 1기 수석입학-수석졸업자로서 민 청장보다 3년 선배인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회원 19명이 백주대낮에 미 대사관저를 침입하기 전에 사다리까지 들고 왔다 갔다 했는데 왜 검문·검색이 안 됐나"라고 추궁했다.

민 청장이 "당시에 바로 지척에서 거리 문화 축제가 있었다고 한다. 인파들 틈에 이렇게 섞여 있어서 좀 감지를 못한…"이라고 답변하던 도중 윤재옥 의원은 "검문을 제대로 안 한 것"이라고 꾸짖었다.

윤 의원은 "무슨 가방에 들어가는 소품도 아니고 사다리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데 검문검색을 안 했다면 경찰이 눈 뜨고 가만히 있었던 것이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경찰 조직의 기강이 다 무너졌다"고 질책했다. 민 청장은 "(경비) 책임자 등을 감찰 조사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실시한 경찰청 등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TV 유튜브 캡처)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미 대사관저 난입 사건은 1989년 전대협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라며 "경찰청장은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 없느냐. 경찰이 개망신당하고 그냥 있어도 되느냐"고 따졌다.

민주당에선 김 의원이 해리스 대사의 섭섭함 토로 사실을 전한 데 이어, 위원회 간사인 홍익표 의원도 "외교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사해 책임자 문책을 하고, 외교부와 협의해 주요 공관에 등급을 매겨서 경비 수준을 보강·강화하는 부분도 적극적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미 측의 심기를 살피는 질의를 했다. 민 청장은 "즉시 추진해나가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지난 10월22일 '주한미대사관저 기습 침입'으로 단체원들이 연행된 반미친북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본거지로 지목된 '평화이음' 사무실에 압수수색 영장 집행차 경찰 인력들이 집결한 모습.(사진=연합뉴스)

한편 대진연 단체원들이 미 대사관저 침입 사건으로 19명 연행, 최종적으로 4명 구속된 뒤 경찰은 그들의 본거지인 서울 성동구 '평화이음'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지만 대진연 측이 폭언과 폭력을 동반해 반발하자 중단한 바 있다. 평화이음은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 체제의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지원을 받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대진연 측의 압수수색 방해 관련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공권력 집행의 역량과 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이라며 "대낮에 대사관저 침입을 막지 못해 국격을 추락시켰다"고 말했고 윤 의원은 "영상 분석을 통해 공무집행방해로 사법조치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민 청장은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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