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분간 이낙연 만난 日아베 "국가간 약속 준수" 촉구...李 "韓日 청구권협정 존중"
21분간 이낙연 만난 日아베 "국가간 약속 준수" 촉구...李 "韓日 청구권협정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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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면담' 예정됐다 '21분 회담'으로 변경...작년 10월 이후 첫 한일 최고위급 대화, 성과는 불투명
아베 "중요한 양국관계 이대로 방치 안된다"면서도 한일청구권 협정 준수 압박 거듭
李 "日처럼 1965년 한일관계조약-청구권협정 준수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반박
'GSOMIA 종료 전 한일 정상회담' 논의 이뤄지지 않은 듯...정부 "대화 분위기 목표치엔 도달"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0월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일(訪日) 마지막날인 24일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일본 기업 일제 징용에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관해 "국가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일측 입장을 거듭 들었다. 

일제 식민지배 피해 관련 일본 정부 차원의 사실상 배상을 타결하고 양국간 개인의 직접청구권을 제한키로 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본론(本論)을 아베 총리 쪽에서 곧장 꺼낸 것이다. 이낙연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 대화 강화·촉진 이상의 구체적 각론(各論)이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21분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징용 배상판결 이후 처음 성사된 한일간 최고위급 대화다. 당초 10분 '면담'이 예상됐지만 길어졌고, 일측이 '회담'으로 발표하면서 대화가 격상됐다.

일본 외무성이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아베 총리대신과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와의 회담' 발표문에 따르면 이 총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와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하고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피해에 대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직접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이 총리의 (총리 자격으로서의) 첫 일본 방문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넨 데 이어 태풍 19호 하기비스 피해에 대한 문 대통령, 이 총리의 위로 메시지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또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국가이고, 북한 문제 등에서 일한(한일), 일한미(한미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한일 관계가 매우 엄격한 상황이 됐으나, 중요한 한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 총리와 러시아에서 면담할 때처럼, 한미일 3국을 일한미(日韓美) 순으로 언급하며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준수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한국 정부 측의 행동을 요구했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외무성은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럴 때야 말로 국회의원 간 교류, 국민 간의 교류, 특히 젊은이들 간 교류와 지역 간 교류가 중요하다"고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10월24일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 마련된 동행기자단 기자실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회담 후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브리핑에 따르면 당시 이 총리도 "한·일관계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 당국 간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켜 나가기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가 "'국가 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한다. 이 총리는 반박하듯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기본관계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회담 말미에 아베 총리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현장에서 친서를 열어보지는 않고 '감사하다'는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에는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취지가 담겼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또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나가자는 취지의 문구도 담겼다고 한다. 아울러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로 레이와 시대가 개막된 것을 축하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희망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이날 한일 총리간 회담엔 정부에서 남관표 주일한국대사,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최병환 국무1차장, 정운현 총리비서실장, 추종연 총리실 외교보좌관, 이석우 총리실 공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면담 시간이 21분으로 늘어난 것과 '면담'이 아닌 '회담'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나름 상대방이 이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며 "큰 타결방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진지하고 유용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이 총리도 '양국 대화를 촉진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그런 예상 목표치에는 도달한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당초 예상되던 '내달 23일 양국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전 한·일 정상회담' 제안 여부에 관해 이 관계자는 "오늘 특별히 정상회담을 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방일 일정을 마치고 저녁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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