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연합뉴스)
북한 응원단(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7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역설적으로 주목받는 북한 인권의 민낯’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평창 올림픽이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엿보는 창이 되고 있다”며 “올림픽을 시청하지 못하는 북한주민들, 엄격한 통제를 받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모습을 많은 언론이 보도하면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문제가 역설적으로 더 조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VOA는 이날 기사에서 “북한은 올림픽 중계의 사각지대”라고 보도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텍’의 윌리엄 마틴 대표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올림픽을 방송하지 않고 있다. 대북 소식통들 역시 조선중앙방송은 한국은 방문했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고위 대표단의 성과만 집중적으로 보도했을 뿐 개회식이나 경기를 전혀 방송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VOA는 워싱턴의 북한인권위원회(HRNK)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을 인용해 “북한당국은 번영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경제 강대국인 대한민국을 보면 북한주민들이 정권의 선전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방송을 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칼라튜 총장은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과 한국의 발전상을 통해 자신의 병진 노선이 주민들에게 실패로 비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지난 2002년 북한이 한일 월드컵 축구 대회를 녹화 중계한 것이 정권에 도움이 되었기보다 사상통제에 어려움을 낳았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도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었다.

VOA는 또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선수단과 응원단의 모습도 날이 갈수록 언론에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며 “이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 못하는 모습과 철저한 감시로 자유롭게 이동조차 못 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일부 언론들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로봇’에 비유하며 유엔과 미 국무부가 과거에 발표한 북한인권 보고서의 내용까지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탈북민연대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VOA에 “북한선수단과 응원단이 통제받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봤다”며 “북한은 통제된 조직사회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외부 세계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는 이유는 말 한마디 잘못하면 북한에 돌아갔을 때 받게 되는 처벌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VOA는 “북한정부는 북한의 모든 인민과 언론이 표현과 이동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고 주장지만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오히려 주민들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억압하는 북한정권의 민낯이 역설적으로 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을 인용해 “국제사회가 북한주민들을 계속 어둠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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