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 영공 침범

러시아 TU-95 폭격기 [자료사진. AP=연합뉴스]
러시아 TU-95 폭격기 [자료사진. AP=연합뉴스]

러시아 군용기 6대가 22일 오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4차례 진입해 우리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대응 출격했다. 합참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군용기가 KADIZ를 침입한 횟수는 총 20회다. 지난 7월 23일에는 다른 나라 전투기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오늘 오전 9시 23분쯤 러시아 군용기 1대(A-50)가 울릉도 북방에서 KADIZ에 진입해 9시 30분쯤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 군용기는 선회한 뒤 동일 경로로 10시 6분쯤 KADIZ에 재진입 후 10시 13분쯤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 41분쯤에는 러시아 군용기 3대가 울릉도 북방 KADIZ로 진입해 울릉도와 독도 사이로 비행했다. 1대(SU-27)는 울릉도 동방에서 북상해 11시 9분쯤 KADIZ를 이탈했고, 나머지 2대(TU-95)는 계속 남하해 11시 10분쯤 포항 동방에서 KADIZ를 벗어났다.

이들 군용기는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비행하다 11시 58분쯤 제주도 남방에서 KADIZ에 재진입했다. 이후 제주도와 이어도 사이를 지나 서해로 북상하다 12시 58분쯤 태안 서방에서 서쪽으로 KADIZ를 이탈했다.

오후 1시 40분쯤에는 이어도 서방에서 KADIZ를 재진입한 뒤 역경로를 따라 오후 3시 13분쯤 KADIZ를 최종 이탈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오후 2시 44분쯤에는 러시아 군용기 2대(SU-27)가 울릉도 북방에서 KADIZ에 진입해 오후 3시 1분쯤 울릉도 동북방에서 TU-95 2대와 합류한 뒤 최종 이탈했다.

합참은 “울릉도 북방에서 미상 항적을 포착함과 동시에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했다”며 “추적, 감시 비행과 경고방송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러시아 군용기가 KADIZ 내를 비행한 사례는 20회”라며 “이번 KADIZ 진입 간 대한민국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찰기와 러시아 군용기는 지난 7월 23일 KADIZ에 동시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다른 나라 전투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에 우리 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군용기 방향으로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이후 지난 8월 8일에도 러시아 군용기가 KADIZ를 무단 진입해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측에 전화를 걸어 강력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또 23~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양국 간 합동군사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항의와 유감의 뜻을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8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주변국 항공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방지를 위한 군사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러 공군 간 ‘비행정보 교환용 직통전화(핫라인)’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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