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제-포용-공정-평화 힘 키우는 예산"...2野 "국민 듣고싶은말 없고 세금에만 기대는 文정권"
평화 "숫자로 구체적 예산목표 제시했어야" 정의 "공수처 찬성" 우리공화 "반역정권의 말잔치"

문재인 대통령이 10월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22일 새해 정부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냈다. 여권에선 정부가 2년 반 동안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거나 예산 확대에 긍정평가를 냈고, 야권에선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과 처방이 크게 엇나갔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이재정 대변인 현안브리핑에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 반 동안의 노력의 성과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남은 2년 반은 그야말로 국회의 시간"이라고 전제했다.

내년도 예산에 대해선 "우리경제의 혁신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자 포용의 힘과 공정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다. 평화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라며 "민생경제에 대한 방파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위 '대북 퍼주기'를 새로이 포장한 대통령발(發) "평화경제" 구호도 받들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엄중히 촉구한다"며 "국민이 당부하는 바다", "이제 온 국민이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날 전희경 대변인 논평에서 "오늘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한마디로 현실부정이고 경제의 기초마저도 무시한 국정 진단과 처방이며 왜곡된 통계를 이용한 낯부끄러운 국정홍보였다"며 "희망이 아닌 절망의 시정연설, 미래가 실종된 시정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일자리 못구한 청년, 잘려나간 가장, 손님이 오지 않는 가게, 문닫는 상점, 여기저기 나붙은 구직전단과 임대 전단, 치솟는 물가, 오르는 세금", "조국일가 비리에 터져나온 국민의 분노, 이 정권에서 무너지는 나라를 보며 눈물흘리는 국민의 함성" 등을 언급하며 "국민들 눈에만 보이고 대통령 눈에는 안보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조국을 통해 개혁이란 말의 의미마저 오염시킨 대통령은 시정연설이라는 엄중한 순간에도 '합법적 불공정'이라는 괴상한 조어로 조국을 비호했다"며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공수처를 또다시 밀어붙였다. 과연 조국(曺國)의 대통령, 내 편만의 대통령답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번 시정연설로 문재인 정권이 기댈 것은 세금뿐이란 것이 분명해졌다"며 "소득주도성장이 결국 세금주도추락이라는 것이 다 드러난 지금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대통령"이라며 "국민들의 호주머니는 더 빌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제3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은 이날 최도자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국민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찾을 수 없었던 연설"이라고 총평을 냈다. 평화경제 구호에 대해선 "축구경기조차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은 변한 것이 없다"며 "우리 국민들은 당장 신음하고 있는 남한 국민들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뒤이어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어떤 반성도 없이 대통령은 혁신 20회, 개혁 8회, 포용 14회를 강조했다. 협력은 5회, 협치는 단 1회 언급에 불과했다"며 "행정부가 독단적이고 일방적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 달라"고 했다.

범여권 비교섭단체 정당 중 민주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예산규모 9.3% 확대 ▲기초연금확대 등 복지급여 확대 ▲고교무상교육 실시 등 인적자원개발투자 확대 ▲소상공인법 제정 및 금융지원 확대 등을 긍정평가하면서도 "개혁정부의 예산이라면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정량목표를 제시했어야 마땅하다", "예산은 숫자다"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이날 여영국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내년도 예산 및 총지출 증가율이 이전보다 떨어졌다며 더욱 강경한 팽창재정을 촉구하는 한편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언급한 공수처 설치에는 적극 찬성한다"고 친여 색채를 드러냈다.

다만 "대통령이 사법개혁과 더불어 개혁의 양대 산맥인 정치개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관심법안인 '비례 의석 확대' 선거법 개정 협조를 에둘러 촉구했고, 노동운동계에서 반발하고 있는 탄력근로제 보완입법에 대해 "과거 정권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야권 비교섭단체 우리공화당은 이날 "시대착오적인 수구, 국민 분열, 불공정, 반역적인 문재인 정권의 실체를 혁신, 포용, 공정, 평화라는 수식어로 숨겼고, 실질적인 내용은 전혀 없는 자화자찬의 공허한 말 잔치였다"고 인지연 수석대변인을 통해 논평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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