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함박도, 공격형 기지로 바뀌었다" 질의에 답...앞서도 "남북간 군사적 갈등 있는 것처럼 오해돼선 안 돼" 궤변

문재인 대통령(右),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右),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잇단 친북(親北)적 발언으로 논란을 사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북한 군 전력(戰力)을 공개한 야당 의원에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NLL 인근 5개 섬인 장재도, 갈도, 무도, 아리도, 함박도가 2015년 이후 북한의 공격형 기지로 바뀌었다. 방사포 16문이 들어와 동시다발로 288발을 쏠 수 있다”며 군 안보태세를 문제삼았다. 

이에 정 장관은 “군의 정보 능력을 노출하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의 지해공 각종 무기 체계나 전력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하 의원은 “국방장관이 국회의원을 이적 행위자로 보고 있다. 군은 북한의 서해 5도가 방어형에서 공격형으로 바뀐 것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논란성 발언도 이어졌다. 정 장관은 북한이 북한이 서해안 일부 해안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는 것에 대해 “적대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지난 15일 ‘함박도 초토화’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섬을 초토화하는 게 아닌 감시 장비와 시설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 도발을 이어가는 데 대해서도 “9·19 남북군사합의 사항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했다. 하 의원의 ‘은폐’ 지적이 일부 들어맞는 셈이다.

잇단 친북적 발언에 일부 야권 의원들 지적이 이어지자, 정 장관은 “저는 북한 입장을 절대 옹호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눈치 본 적 한 번도 없다”고 발뺌했다.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동의한 내용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작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단 한 건의 위반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도 지난 18일 국정감사의 “남북 간에 군사적 갈등이 있는 것처럼 오해돼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사실상 되풀이해, 북한 도발 문제를 은폐 및 축소한다는 비판을 받는 청와대와 정부 기류를 그대로 이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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