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장권한으로 사법개혁안 본회의 신속상정" 2주 전 발언 재확인...정치중립 상실 논란
"촛불민심 제도화, 개헌, 개혁입법을" "검찰개혁 정부 할거 다 했는데 입법 않으면 앙꼬없는 찐빵"
노골적인 與입장 대변 발언해놓고 "국회의원 제대로 뽑아야...어느 당이든 3분의2 몰아줬으면"
여야합의 전통 깬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에도 "그나마 최선"이라며 野 반대측 압박

3개국 순방 마치고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사진=국회사무처 제공)
3개국 순방 마치고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사진=국회사무처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군소야당과의 패스트트랙 법안 동시처리 합의도 깨고 우선 처리하려는 '사실상 검찰장악' 법안들에 관해, 21일 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이 "법이 허용하는 한, 법이 정한 의장 권한으로 사법개혁안을 꼭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를 촉구하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집권당이 하면 사법개혁'이라는 뉘앙스다. 법적으로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할 만큼 중요시되는 정치중립과 거리가 먼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문 의장은 마지막 순방지인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동행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여야 합의 불발시 공수처법 등 법안의 본회의 상정 계획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합의 불발시 법안 상정 여부를) 미리 이야기해 들쑤시면 될 일도 안된다. 국회는 합의에 의해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할 순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7일 국회의장-여야 5당 대표 모임인 '초월회'에서도 "국회법에 따라 가능한 모든 의장의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신속히 상정할 생각"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문 의장은 이날 당시 발언을 재론하면서도 "불법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야 합의라는 단서가 있다. 즉 여야 합의를 독촉하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는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무조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만나서 협상하라"고 표면적으로는 여야를 질타하면서도, 여당의 입장을 거듭 대변했다. "지금 검찰개혁은 (정부가) 시행령과 지침 등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입법을 하지 않으면 '앙꼬없는 찐빵'이 된다"며 "개헌과 개혁입법 과제 중 겨우 3건(선거법·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렸는데 지금 와서 나자빠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특히 '촛불 민심 제도화' '헌법 개정' '검찰개혁입법' 등 여당발(發) 구호를 전제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어느 당이든 3분의2로 몰아줬으면 싶다"고 공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국민이 광장에 나오기 전에 국회의원을 제대로 뽑을 필요가 있다. 할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서 "촛불 민심을 제도화 하고 헌법을 고치고 검찰개혁 등 개혁입법을 할 사람을 눈을 부릅뜨고 찾아야 한다. 합의를 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이분법이나 죽기살기로 하면 나라가 결딴난다. 어느 당이든 3분의2로 몰아줬으면 싶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공수처 등)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과반인) 150표 이상이 필요하니 결국 일괄타결밖에 답이 없다"며 "예산과 사법개혁 법안, 정치개혁 법안 등 모든 것을 뭉뚱그려 (일괄타결)해야 한다고 예측한다"고도 했다.

여야 합의 전통을 깬 패스트트랙 선거법 개정안에 관해서도 그는 "국민 의사를 그대로 반영하도록 의원 수가 비례돼야 한다는 것을 선거제 개혁의 제1원칙으로 겨우 합의한 게 패스트트랙 선거제 개혁안으로 그나마 최선"이라며 "패스트트랙에 오른 것이 협상의 시작으로 숙려 기간을 둔 것은 그 안에 합의하라는 것"이라며 입법 반대 측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非)당권파 등을 압박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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