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언론-SNS에 실태 고발...교사들 "조국 가짜뉴스 믿지마" 선동도
학교측, 17일 연례 학교 마라톤 행사 때 反日선동구호 복명복창 요구 정황
"페미니즘 강요사태 후 '우린 사상주입 안 한다'던 교장도 웃으며 보고 있었다"
학생수호연합 "교내 사상주입과 '너 일베냐' 낙인 부조리, 이제는 끝내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反日) 구호를 복창하지 않으면 패륜·반(反)사회적 인물로 낙인 찍고자 '일베회원' '수구' 등으로 매도했다는 주장이 이 학교 학생들로부터 제기됐다. 문제의 교사들이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범죄혐의 관련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라며, 거론하는 학생들에게도 일베 운운 낙인을 찍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18일 인헌고등학교 1~3학년 학생 20여 명은 페이스북에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이란 계정을 열고,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은 정치노리개가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200자 원고지 9장 분량의 성명문을 올렸다. 함께 게재된 카드뉴스에는 "인헌고 학생들은 '정치 파시즘(전체주의)'의 노리개가 되었습니다"라는 호소 등이 담겼다.

사진=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캡처

학생들은 성명서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이 전부 보는 공적인 석상 위에서 매우 적나라하게 정치 선동을 하며 교육의 중립을 깨트리는 행동을 자행하게 했다"며 "반일파시즘 사건에 대해 부조리함을 느끼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편향된 발언을 하는 선생들의 만행을 고발하고자 조직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 성명서는 일례로 "매년 1번 있는 마라톤 행사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반일운동을 하게 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17일 인헌고 학교운동장에선 '인헌고 달리기 걷기 어울림 한마당' 행사가 있었다. 

1년에 한 차례 열리는 연례행사로, 전교생 500명 중 1~2학년 학생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반일 및 불매운동 구호가 적혀 있는 가로 50㎝, 세로 15㎝ 흰색 포스터를 한 장씩 들고 참가했다. 

행사 일주일 전부터 각반 담임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시간에 반일 불매 구호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하도록 지시했으며 '49 싶어도 45지 말자' 'NO 아베' '일본은 사죄하라' 같은 구호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한 학생이 항의의 뜻으로 '대북 송금 종북 좌파'라고 적었다가 교사와 개별면담을 했다"는 학생들의 증언도 나왔다.

사진=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캡처

대회 당시에는 시작 전 교사들이 일부 학생을 무대 위로 불러냈으며, 포스터를 든 학생들은 마이크를 들고 "배(倍)로 갚자 배로 갚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베 자민당 망한다" "아이러브 코리아"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한 교사가 "구호를 외칠 때 뒷부분을 크게 두 번씩 반복하라"며 '일본 경제침략 반대한다 반대한다'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축하한다 축하한다' 따위의 구호를 선창하기도 했으며, 이 모습을 인헌고 나승표 교장은 무대 오른편에 서서 웃는 모습으로 지켜봤다고 한다.

학생수호연합은 "이것은 학생들을 자라나는 미래로 보고 청렴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더럽고 오염으로 점철된 편향된 정치사상을 알게모르게 주입시키는 것"이라고 성명서를 통해 규탄했다. 대회 당시에도 운동장 뒤편에 있던 일부 학생 사이에선 "사상주입 그만하라"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사들이 나눠준 옷핀으로 반일 포스터를 상의에 고정한 채 코스를 완주해야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인헌고 학생들은 국사 과목 수업시간에 진도와 무관한 반일정서 주입, 반일운동에 대한 동조 요구 및 평가 반영, 조국 전 법무장관 비판 차단 등을 겪었고, 교사들에게 반발할 경우 '일베 몰이'를 당하거나 가짜뉴스 신봉자로 낙인찍혔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앞서 좌익적인 페미니즘 성(性)관념 강요가 있었으며,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성평화 동아리를 구성했으나 학교 측이 강제 해체시켜 파문이 인 것도 인헌고였다.

사진=인헌고등학교 성평화동아리 왈리(WALIH) 페이지 게시물 캡처

학생수호연합은 성명에서 "이제는 인헌고 학생들이 모이고 있다. 이제는 학생기본권을 지켜내야 한다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여태 교사들이 시켜서 내는 목소리는 학생들의 의지가 죽어버린 정치적 시체가 말한 목소리였다.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 인헌고 학생들을 지켜내겠다"고 선언했다.

학생수호연합은 "교장선생님께서는 전에 인헌고등학교 성평화동아리 강제폐쇄 사태를 두고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우리는 사상 주입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씀을 하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어코 학생들로 하여금 '일본은 사죄하라!!'라는 마이크를 잡게 했다"며 교장이 학생들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는 이러한 부정부패들을 낱낱이 고발하려 한다. 학생들을 정치노리개로 이용하는 그 모든 피해사례들을 모아서 열거할 것"이라며 "또 교사들은 학생들을 선동할 것이지만, 이제는 당하지 않겠다. 학생들이 모여 학생들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교사들은 계속 그렇게 '정치적 중립 지키지 말고 조국(전 장관)이나 수호'하시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사진=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캡처

학생수호연합은 19일 언론 보도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인헌고 학생들은 의견제시를 하면, 수 많은 학우들이 보고 있는 곳에서 '너 일베냐' 와 같은 폭언으로 낙인찍혀 입을 닫아야만 했다. 그 동안 모른체 했다. 묵인하고 침묵했다"며 "이제는 이러한 부조리를 끝내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앞으로 "인헌고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상 주입에 대해서 규탄하고 학생들의 온전한 사상의 영역을 확보해 나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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