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수출 11.7%, 설비투자 11.8% 떨어져...주가 및 원화가치도 곤두박질
文도 전날 경제장관회의 열고 "재정지출 확대" "무역갈등 심화로 전세계 대부분 성장 둔화" 남 탓

서울 내 건물 공실을 지나치고 있는 시민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서울 내 건물 공실을 지나치고 있는 시민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수출과 투자 흐름이 7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판단했다. 7개월 연속 부진은 2005년 경제동향 통계 발표 이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최근 경제동향’ 10월호를 발표하고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진’이라는 표현은 지난 4월호부터 7개월 연속 사용되고 있다. 2005년 3월 기재부가 첫 ‘최근 경제동향’을 발간한 후론 가장 긴 기간이다. 다만 지난 4~5월에는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이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온 데 비해, 6월부터는 수출과 투자만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9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1.7% 줄었다. 기재부는 중국 등 세계 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11.8%를 기록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0.4% 떨어졌다. 1965년 공식 집계 이래 첫 하락이다. 기재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내림세가 지속했고, 기저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 대비 4.4포인트,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포인트 상승한 71을 나타냈다. 두 지수는 100 이하인 경우 경제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9월 중순 이후 하락했다. 환율 또한 9월 들어 하락하다가 중순 이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본 수출규제 대응 등 위험 관리에 전력을 기하면서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1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없이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경제 관련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최근의 경제파탄을 인정하면서도 ‘돈 풀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무역갈등 심화와 세계 제조업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 둔화를 겪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기반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런 흐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남 탓’ 발언도 이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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