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기괴한 경기’ 비판받는 깜깜이 평양 경기조차 北 입장에서 대리 해명
한국당 의원들 질책 이어지자 그제야 “장관으로서 책임감 느끼며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
한편 北, 지난달 5일 레바논전은 관중도 동원하고 다음날 바로 녹화방송 송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5일 북한 평양에서 치러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남북전이 무관중, 무중계로 진행된 것에 대해 17일 “북한도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대로 공정한 조치 취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 장관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중계권료와 입장권(수익) 포기한 것 여러 이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적으로 ‘기괴한 경기’라는 비판을 받는 이 경기조차도 김 장관은 북한 입장에서 대리 해명을 해준 셈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곧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의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물음에 김 장관은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도 “그런 북한 태도를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최소한 실망했다 정도는 말해야 한다”고 따지자 김 전 장관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인정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경기는 ‘무중계’로 진행했지만 다수의 관중을 동원했다. 하루 뒤엔 녹화방송을 송출했다. 현 정부가 남북 평화 프로세스를 공언하며 대북 문제에 관해 전문가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축구 경기조차 북한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일각에선 북한에 맥없이 끌려다닐 뿐 양보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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