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5 총선 출마하겠다"...'목포 출마' 여부엔 "고집할 생각은 없어"
2002년 현직 대통령 아들로서 거액 수뢰로 사법처리 前歷, 최후변론서 성경구절 인용
2005년 사면 이후 11년 지나 '문재인 체제' 민주당 입당으로 정계 입문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이자 이희호 여사의 유일한 아들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16일 제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홍걸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광주·전남지역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난 가운데 '전남 목포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목포는) 아버지의 정치적 고향으로 애정이 많다. 목포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내년 4.15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목포에서) 꼭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굳이 (목포를) 고집할 생각도 없다"며 "지역구 선택과 비례대표 출마 등의 문제는 당과 상의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지난 10월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 발족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지난 10월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 발족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김 의장은 2016년초 민주당에 영입되기 전후로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당해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광주 북갑, 2018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는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구 전략공천설이 제기됐다. 

21대 총선을 반년 앞둔 최근에는 민주당이 실시한 광주 동남을 후보군 여론조사에도 이름을 올려 이 지역 출마설이 거론됐다. 그러나 그는 이날 "그 지역에 무슨 동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목포 지역구 의원은 '영원한 DJ의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다. 정의당 원내대표인 윤소하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목포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김 의장이 목포 출마를 택할 경우 현역 의원들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 2002년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당한 전력이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자가 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과 성전건설 등에서 청탁과 함께 36억9000만원 상당의 돈과 주식을 받고,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에게서 받은 돈을 차명 관리하면서 2억2400여만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당해 5월18일 구속기소됐으며, 당해 11월11일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당시 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주변사람들과 함께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국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긴 점은 처벌받아 마땅하다"면서도, "홍걸씨가 실제 관계 기관에 로비를 하지 않았고 받은 주식 수나 규모도 많지 않은데다 형인 홍업씨도 함께 구속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때 낸 최후변론서를 통해 "저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입니다"라는 성경 구절(시편 22장 6절)을 인용한 뒤 "진정한 고통의 잔을 마신 피고인에게 참다운 자유를 주시기 바란다"며 선처를 호소해 이목이 집중됐었다.

지난 2017년 4월6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 소속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7.4.6
지난 2017년 4월6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 소속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형 홍업씨와 나란히 '광복절 특사'로 사면받은 2005년 8월로부터 10여년간은 두각을 나타내지 않다가, 2016년 1월24일 '문재인 대표' 체제인 민주당에 입당해 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받았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입당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추진위 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후보를 지원한 적이 있지만, 2016년 입당이 본격적인 정계 입문으로 해석돼 왔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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