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정경심이 코링크PE 설립일 당시부터 자금 투자한 내역 등 기재돼
구속된 조범동, 해외 도피 전 해당 문서 지우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하기도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왼쪽부터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딸 조민./연합뉴스 등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왼쪽부터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딸 조민./연합뉴스 등

최근 검찰이 조국 부인 정경심을 뜻하는 ‘여회장.hwp’ 문서를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사무실 컴퓨터에서 확보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여회장’이란 정경심이 2017년 이전부터 심심찮게 코링크(PE) 사무실을 드나들어 회사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해당 문서가 작성된 시점은 조국 일가가 코링크PE에 14억원을 투자한 2017년 8월 이전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이 점에 주목해 정경심이 코링크PE 설립과 운용에 관여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최종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는 지난 8월 27일 코링크PE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회사 관계자로부터 컴퓨터를 제출받았다. 검찰은 포렌식복구를 통해 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살려낸 뒤 ‘여회장’이란 문서를 발견했다. 문서에는 정경심이 코링크PE 설립일 2016년 2월 당시 코링크PE에 자금을 투자한 내역 등이 기재돼 있었다.

‘여회장’은 앞선 검찰 조사를 통해 정경심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지난달 말 검찰은 코링크PE의 협력사 익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관계자들을 모두 심문했다. 그리고 정경심이 2017년 초부터 조국 5촌조카 조범동이 있는 코링크PE 사무실을 자주 드나들어 주변인들에게 ‘여회장’이라 불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아울러 자신의 동생 정광보 보나미 시스템 상무와 함께 코링크PE 협력사 익성의 IFM 사업 설명회에 참석해 투자 계획과 자금 흐름 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익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정경심은 ‘주가 작전’으로 구성된 IFM 펀드 운용 방침을 듣고 “좋은 사업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코링크PE의 수뇌부인 조범동과 이상훈을 통해 ‘여회장’ 문서가 작성된 경위를 알아냈다. 코링크PE는 정경심의 이름을 딴 문서를 만들어 특별 관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범동은 지난 8월 중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해외로 도피하기 전 직원들에게 “정경심이나 정광보 이름이 나오는 서류와 파일을 모두 지워라”라고 지시한 바 있다.

현재 정경심은 검찰에 5차 소환되는 동안에도 대부분 혐의를 부인해 왔다. 조서 날인도 하지 않고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조사 도중 귀가 요청을 하는 등 상당한 고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날 남편 조국이 법무부 장관을 사퇴한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는 충격 받은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당시 검찰은 소환 조사에 착수한 지 6시간여 만에 정경심을 귀가시켰다.

검찰은 한두 차례 정경심을 더 소환 조사한 뒤 최후통첩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경심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여러 정황이 드러났고, 관련 물증도 충분히 확보해 구속영장이 기각되지 않도록 빈틈 없이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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