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고 매정한 정치, 정치권 전체 책임" 앞세웠지만 노골적인 親조국-反검찰 입장 담겨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 비판했지만,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죽음 내몬 장본인 격
2014년 이승만~박근혜 9명 대통령 비평 <누가 해도 당신들보다 낫겠다> 저서 낸 바 있어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초선)이 15일 제21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철희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와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이같이 알리고 "아직 임기가 제법 남았다. 잘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 그래서 저는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 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허나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라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며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고도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처럼 정쟁의 책임을 여야 모두에게 돌리는 레토릭을 구사하면서도,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 마음껏 휘두른다",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 전 장관의 버티기는)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였다",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 등 '친(親) 조국-반(反) 검찰' 입장은 감추지 않았다.

한편 이 의원은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및 당선자 비서실과 민주당 조직 내에서 일한 바 있다. 2012년부터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방송·정치평론가로 활동하다가 2016년 1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돼 뉴파티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 직전 '찬성-반대측의 폭동 발생을 우려'해 위수령·계엄령 절차를 원론적으로 검토한 문건을 폭로하며, 친여(親與) 사설단체 군인권센터와 연계해 '촛불 무력진압' '친위 쿠데타' 가짜뉴스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의원의 폭로를 빌미로 국방부 특별수사단을 꾸려 기무사를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무리한 수사 과정에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했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의 전형이었다.

이 의원은 또 재야에서 각종 정치 관련 책을 썼는데, 2014년 2월 이상돈 중앙대 교수(현 바른미래당 의원)·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공동으로 <누가 해도 당신들보다 낫겠다>를 출간한 바 있다. 이승만 초대대통령부터 박근혜 당시 대통령까지 9명의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담은 저서인데, 이후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상황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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