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과 형식적 유감표현 안돼, '나만 옳다'는 아집과 독선 버리시라...더 이상 때 놓치지 않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자료사진=연합뉴스)

'조국 사태' 초기부터 "386세대를 욕보이지 말자" "친구 조국아, 이제 그만하자"며 반대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무소속)가 조국 법무장관 사퇴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론분열 책임론을 제기했다.

원희룡 지사는 1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만시지탄이다. 조국 사태가 남긴 것은 '갈라지고 흩어진 대한민국'뿐"이라며 "위선과 궤변으로 도덕성은 무너졌고, 위세와 권력으로 상식이 조롱당하며,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치유의 책임 또한, 나라를 '총성 없는 내전상태'로 만든 대통령에게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변명과 형식적 유감표현이 아닌, 국민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지사는 "어떠한 거짓과 위선으로도 하늘과 같은 민심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라며 "문 대통령은 '나만 옳다'는 아집과 독선을 버리시라. 지금부터라도 반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며 민생을 위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한 "더 이상 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에둘러 경고했다.

한편 원 지사는 앞서 지난 8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더풀 TV'에서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영상을 올려 "친구로서 조국 후보에게 권한다. 대통령이 강행해서 문재인의 조국이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조국으로서는 이미 국민들이 심판을 했다"며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원 지사와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원 지사는 9월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소위 '386' 운동권 세대를 통틀어 "핵심세력으로 등장한 386이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집권 386은 이념적으로 화석화됐다. 그 진영의 구심력은 여전히 반(反)자본 친(親)북한이다", "(민주화 항쟁을) 정치적 완장 삼아 독식하고 있다. 80년대 우리의 생각이 옳았으니까 지금도 옳고 권력도 다 가지겠다는 거다" "20대와 60대가 함께 갈 수 있는 경제정의, 복지의 대안을 세워야 한다" "집권 실세 386에 대한 물갈이가 있어야 한다" 등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다만 자신이 옛 한나라당으로 정치입문을 한 배경에 대해선 "보수정당 개혁"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