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대학 복귀 가능성에 일제히 비난..."어디 범죄자가 법을 가르치려 하나...교수직 파면하라"
서울대 커뮤니티, 14일 조국 장관 사퇴와 文대통령 사표 수리 소식에 열띤 반응
조국 사퇴에도 조국과 文정권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 평가..."끝이 아닌 시작"
학생들,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의지에 대해 기대와 의심 동시에 나타내
오세정 총장도 文정권 편든다며 불신..."조국 교수의 교수직 파면 촉구"
서울대 집회 추진위 "임명권자의 책임있는 자세, 검찰의 철저한 조사, 학교 복귀에 대한 엄밀한 검토" 요구
일부 학생들, 조국 사태로 소위 '진보좌파'의 민낯 확인해 좋았다고 비꼬기도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의 14일 오후 사퇴 소식에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SNULife)'가 종일 들썩였다. 서울대 학생들은 장관직 사퇴와 별개로 검찰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며 경중에 따라 벌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복직 소식에 격한 반응을 나타내며 파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담당 교수다. 이번 사태에서 서울대는 조 전 장관 자녀 인턴 문제 등으로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조 전 장관이 14일 오후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날 늦은 오후 사표 수리를 하기까지 '스누라이프'에는 조 전 장관 관련 소식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학생들은 사퇴 소식을 급히 전하며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조 전 장관이 "사퇴했더라도 벌은 받아야 한다"라는 입장에서 서로 공감을 이뤘다. 한 학생은 "만약 조국이 사퇴했다고 해서 조국이나 조국 가족에 대한 수사가 '이 정도에서 정리하자' 분위기로 간다면 윤석열 총장에게 굉장히 실망스러울 것 같다"며 "죄 지은 사람들은 끝까지 수사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글에는 추천이 50개가 붙었고, 비추천은 0개가 붙었다. 그리고 댓글로는 "조 교수님(조국 지칭) 말씀대로 지금이 바로 몽둥이를 휘두를 때입니다. 아! 교수님ㅜㅜ"이 달렸다.

학생들은 문 대통령이 "저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습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습니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학생들은 "꿈만 꾸세요", "대통령 개혁 먼저 합시다", "한마디 한미디가 개역겹네" 등 한결 같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한 학생은 "왜 또 되도 않는 말로 그쪽 신도들에게 다음 지령을 줍니까"라는 발언도 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黨政靑) 전체가 검찰개혁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겠단 것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보인다.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학생들은 "조 전 장관이 학교로 복직하게 된다니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학생은 "어디 범죄자 xx가 법을 가르치는건지..."라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검찰이 조속히 기소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법원이 조속히 구속해주길 바란다"라고 적은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은 조 전 장관의 복귀에 반대하고 있다. 유사한 글과 댓글이 '스누라이프'를 현재 시간까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로 못 돌아오게 해야한다", "설마 총선 카드를 만지작 거릴까봐 걱정스럽다"는 반응 등을 보일 정도여서 학생들에게 학자이자, 교육자로서의 조 전 장관에 대한 평판은 더 나빠질 수 없으리만치 심각한 상태다. "서울대는 지금부터가 큰일이다"라는 글에는 추천이 94, 비추천 0이 붙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교내 시위, 조 전 장관 연구실 앞에서 시위 등을 주장하는 학생들과 "연구실 앞 레드카펫을 깔아드리자", "그 카펫을 교도소까지 깔아드리자" 등의 댓글을 단 냉소적 학생들로 가득 했다.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 대한 기대와 비관 어린 평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은 조 전 장관의 복귀를 반대하고 있지만 오 총장 역시 같은 편이라면서 불신하고 있다. 우선 서울대 학생들의 모임인 '트루스 포럼'은 “조국 교수의 교수직 파면을 촉구합니다!”라는 대자보를 캠퍼스 내 주요 위치마다 붙였다. '트루스 포럼'은 "조국 교수는 교수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며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극우, 친일파로 매도하는 조국 교수는 더 이상 교육자로서 자격이 없다.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오세정 총장이 조 전 장관을 교수직에서 파면할 것을 촉구했다.

출처: 트루스 포럼 SNS 캡처
출처: 트루스 포럼 SNS 캡처

서울대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반대 촛불을 들었던 학생들도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는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불쏘시개로서 역할은 끝났다"고 말한 것을 "그의 법무부 장관 취임으로 촉발된 국민의 공정과 정의에 대한 열의는 그를 불쏘시개 삼아 막 타오르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받아쳤다. 또한 "조국 사태 동안 밝혀진 정권 차원의의 옹호, 수수사에 대한 압박 등의 작태는는 조국이라는 한 개인을 넘어 정권 자체가 공정과 정의라는 이념과는 거리가 머멀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는 사퇴가 아닌 파면을 요구했다. 조 전 장관이 장관으로 재직한 35일은 검찰 수사에 대한 압력과 대정부질문에서의 위증 등으로 점철됐기에 "사퇴는 너무나도 관대한 처사이며, 파면의 사유가 되고도 남는다"라고 주장했다. 사퇴가 아닌 파면으로 조 전 장관이 물러났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힌 주최 측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며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의 책임있는 자세'와 '검찰의 철저한 조사', 그리고 '학교 복귀 정당성의 엄밀한 검토' 세 가지를 요구했다.

출처: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SNULife) 캡처

학생들은 소위 진보좌파의 민낯을 분명히 봤다며 비꼬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한 학생은 "조국이 장관해서 좋았는데"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아주 그냥 위선자들 밑바닥 다 봄. 민주당 좌파들 내로남불 밑바닥..."으로 시작하며 문 대통령, 정의당, 표창원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거명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2030세대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더욱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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