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들에 '앵벌이' 비난 동의 못해...보수이념 전파로 돈 벌면 '숨은 자들'도 나오고 좋은 것이다"
"보수운동하려면 항상 가난해야 하나? '소중한 자산' 20대도 노력하면 올라갈 길 있음을 보여줘야"
"라면 부스러기조차 귀한데 '신라면 아니면 안 먹겠다'면 그냥 죽자는 것" 순수성 시비 자제 당부
"'조국 폭죽놀이'에 좌파 곤혹스럽지만, 보수가 승리하고 있다고 착각하면 안돼" 촉구

'보수·자유주의 우파의 목소리를 내면 누구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유행을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인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활동 중인 유저는 지난 11일 <우파코인은 권장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차라리 옳은 소리 하면서 돈을 긁어모으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익명 계정의 것이지만 게재된 지 사흘째인 이 글에는 14일 오전 '좋아요' 숫자가 90명에 달하고 있다. '김인내'씨는 스스로를 '보수운동에 참여했다가 금전적으로 폭망(爆亡)' 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좌파운동과 달리 재정적 뒷받침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우파운동의 생태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같은 관점에서 '김인내'씨는 신진 우파 유튜버 등을 향해 '돈 벌려고 우파 흉내를 낸다'는 식의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인내'씨는 "(기존의 재야 우파 활동가들이 아닌) 유튜버들이 나타나서 보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근데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활동한다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인가"라며 "보수 운동하려면 항상 가난하고 빈곤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연예인들이 '좌파코인'에 탑승했는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생존하기 위함도 있지만, (좌파 담론으로 지지를 받아) 돈이 되니까 저러고 다니는 것"이라며 "김제동이는 X소리를 지껄이면서 돈을 긁어 모은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차라리 (우파 담론을 유행시켜) 옳은 소리하면서 돈을 긁어 모으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여기에서 등장한 '코인에 탑승'한다는 표현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수많은 코인 중 특정 종목의 기대 수익을 높게 보고 집중 매수하며 주변에 독려하기도 하는 행태를 빗댄 신조어다. '좌파코인에 탑승'한다면 좌파운동에 편승하거나 조장하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미고, '우파코인'으로 표현하면 같은 궤에서 우파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인내'씨는 "보수의 목소리를 내고, 보수이념을 전파하면서 돈을 벌면 좋은 것이다. 난 이런 사람들이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런 유튜버들을 보수의 목소리를 내고 좌익의 실상을 까발리는 '숨은 자들'이 등장할 테니까. 이게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 아닐까"라고 제언했다.

'김인내'씨는 이같은 글을 게재한 배경으로 "10년 전만 해도 보수는 '젊은이가 없다'며 한탄을 했다. 이젠 (젊은이가) 등장하니까 (진정성이 없다고) 갈군다. 뭐 어쩌자는 것이냐"며 "'방구석 유튜버'라느니, 우파활동 하면서 돈을 번다느니, 구독료랍시고 앵벌이라느니…그런 비난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난 유튜버들을 '나를 대신해서 싸워주는 선수'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기존의 보수진영과 유권자들에게 "친박(親박근혜)이 아닌 젊은이도 사람이고, 심지어 매우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해당 글에 달린 지인의 동조 댓글에는 "라면 부스러기 하나도 귀중한 마당에, '신라면 아니면 안 먹겠다'는 건 그냥 죽자는 것"이라고 빗대어, 신흥 우파 유튜버들을 대상으로 한 일각의 계파논리에 입각한 순수성·정통성 시비 자제를 촉구했다.

'김인내'씨는 13일 오후에도 <보수에 젊은 운동가가 없는 이유>라는 글을 올려 "A모씨가 B모씨를 까면서 '보수운동을 돈 벌려고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한 뒤 "그대(A씨)의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그따위 마인드(마음가짐) 덕분에 보수 시민사회가 엉망이 된 것"이라며 "'가난함의 미학' 덕분에 보수 운동가들은 인생이 피폐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보수운동 하겠다고 나서는 20대 청년들은 자기 인생을 바칠 준비가 돼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런 애들을 숨 쉬고 살게 해줘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우파운동으로) 돈을 벌 수 있고 노력하면 올라갈 길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보수 사회에서는 후원문화라는 게 진짜 없다" "(신진 우파에게) 뒤에서 없는 말 지어내서 흉 보고 매도하는 게 일상이다" "젊은 애들을 쓰다 버린다. 이들을 동료나 후배 등 동지의식을 느끼는 게 아니라, 행사 때 쓸만한 꽃 취급한다" 등 우파시민사회 내부개혁을 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편 '김인내'씨는 여권발(發) 변수인 '조국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여론 반전과 반사이익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우파진영의 역량 부족'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는 13일 페이스북 글에서 "조국 사태로 진보좌파 진영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면서도 "이건 보수가 좋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국 외에는 (여론 반전의) 대안이 없는 것 아닌가. 심지어 조국 사태에서 조국은 거리낌 없이 (국민 다수의 반발을) 뭉개고 있다. 조국은 보수의 희망이다. 그가 잘 나가도 문제고 무너져도 문제"라고 자조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어 "조국이라는 폭죽놀이에 혹해서 보수가 승리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라면서, "조국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걸 보면 보수가 얼마나 국민의 미움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모든 진지는 진보의 것이고 백만명의 조국이 틀어 쥐고 있다. 뭐가 희망적인가"라고 반문함으로써 우파운동의 역량 개발을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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