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국영 언론 “북동부 지역에 군대 파견하는 것에 쿠르드족과 합의”
시리아민주군 의장 “시리아정부 믿지 않지만 터키군에 의한 대량학살 막기 위해선 당연한 선택”
터키, 닷새 간 공격으로 주요 도시 라스 알 아인과 텔 아비아드 점령한 듯
한편 800명 IS 대원들 탈출하기도...IS “시리아에서 새로운 형태 테러 작전 전개할 것”

터키군 공격받은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이스탄불AFP=연합뉴스
터키군 공격받은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이스탄불 AFP=연합뉴스

오랜 적대 관계였던 시리아 정부와 쿠르드족이 손을 잡은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쿠르드족 격퇴를 위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침공한 터키군을 막는다는 공동의 목표 때문이다.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공습과 폭격으로 전쟁을 개막한 터키군의 공세는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시리아 국영 언론은 현재 전투가 벌어지는 북동부 지역인 라스 알 아인과 텔 아비아드 등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에 쿠르드족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쿠르드족 관계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시리아군이 전투 지역에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며 “이는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친터키 시리아반군)이 점거한 지역들을 재점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이번 동맹으로 터키군이 무단으로 강탈한 시리아 지역 내 아프린(Afrin) 등을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은 지난 2018년 2개월간의 연합 작전으로 쿠르드족 병사들을 아프린에서 몰아낸 바 있다.

다만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의 마즐럼 아브디((Mazloum Abdi) 의장은 과거 시리아 정부와의 적대 관계를 염두에 둔 듯 “터키군의 공습으로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고통스러운 타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즐럼 의장은 이어 “우리는 시리아 정부의 약속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과의 타협과 대량학살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쿠르드족의 삶을 지키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두 진영의 동맹은 지난 7일 시리아 미군 철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이 북동부 지역을 전쟁터로 만들면서 이뤄진 모양새다. 이에 따라 군사 전개의 길이 열린 터키군은 바로 이틀 만에 공습을 감행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주말 간의 공습으로 터키군이 접경 지역 21개 마을을 포함해 109평방 킬로미터의 영토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요 지역인 라스 알 아인을 터키군이 통제하고 있으며, 라스 알 아인에서 120km 떨어진 탈 아비아드를 포위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터키군이 두 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시리아민주군과 터키군의 치열한 교전으로 인해 5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해됐고, 100명 이상의 쿠르드족 병사들이 전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전쟁의 혼란을 틈타 전쟁 지역인 아인 이사(Ain Issa)의 수용소에 구금돼 있던 테러조직 IS 대원들이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8년까지 미군의 지원을 받아 IS 격퇴 선봉에 나선 쿠르드족은 12000여명의 IS 대원과 그 가족들을 수용소에 구금하고 있었다. 그러나 터키군 공격을 받은 쿠르드족의 세력이 약화하자 관리에 구멍이 발생, 800여명의 IS 대원이 달아난 것이다.

실제 이틀 전 IS는 전쟁터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폭파 테러가 본인들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IS는 시리아에서 새로운 형태의 테러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터키 정부는 공격 중에 발견된 IS 포로들을 책임지겠다고 밝힌 상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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