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달 새 유조선 최소 9척 남포항 출입...“최대 2만 7천 배럴 정제유 추가 유입”

지난 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90m 길이의 대형 유조선(원 안)이 북한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시설에서 포착됐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지난 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90m 길이의 대형 유조선(원 안)이 북한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시설에서 포착됐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북한의 남포항에서 대북제재 금수품인 유류가 빈번하게 운송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한 달 간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유조선으로 보이는 선박 2~3척이 매주 북한 남포항을 드나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VOA는 전했다.

특히 지난 1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약 70m 길이의 유조선이 해상 유류 하역시설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위성사진에는 90m의 대형 유조선이 포착됐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약 일주인 동안 대형 유조선 두 척이 남포항을 드나든 것이다.

남포항 내 다른 항구에서도 북한의 유조선들이 입출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8일과 11일엔 60m 길이의 선박이 해상 원유 하역시설에서 서쪽으로 약 600m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됐다. 지난 13일, 16일, 23일에도 각기 다른 유조선들이 목격됐다. 즉 지난 9월 초부터 10월 초 사이에 남포의 유류 탱크 인근 해상 유류 하역시설과 일반 접안시설에서 최소 9척의 유조선들이 출입한 광경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다. VOA는 “통상 북한을 드나드는 유조선이 실을 수 있는 유류의 양이 1천 배럴에서 3천 배럴 사이인 점으로 볼 때 지난 한 달간 남포항에서만 최대 2만 7천 배럴의 정제유가 추가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VOA는 지난 9월에도 대형 유조선 두 척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9월 8일과 16일에 각기 다른 대형 유조선 2척이 위성사진에 잡힌 것이다.

앞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발표한 연계보고서에서 남포항에서 지상 유류 탱크가 위치한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해당 사진은 수중 파이프로 연결된 해상 유류 하역시설(offloading buoys)이 어떻게 선박에서 남포항 단지로 유류를 운반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유엔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북한이 불법 유류 반입을 통해 연간 상한선을 크게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올해 7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북한 유조선이 70차례 남포와 청진 등 북한 항구에 직접 입항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선박이 실을 수 있는 유류의 양을 33%, 50%, 90%로 각각 가정해 최소 40만 배럴에서 최대 100만 배럴의 정제유가 북한에 반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해상 전문가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VOA에 “선박을 이용한 북한의 불법 정제유 수입은 북한 경제를 운영하기 위해 연료를 얻는 주요한 수단이며 특히 선박 대 선박 간 환적은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한 현행 제재를 피하는 ‘훌륭한’ 방법”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의 불법 정제유 수입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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