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검찰의 광범위한 조국 수사에 예민한 반응 보여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이철 대표, 친노 인사로 與圈 전체에 상당한 인맥
투자금 모으고 사용하는 과정 모두에서 민주당 권리당원, 유력 정치인 언급돼
유시민 비롯한 與圈, 밸류인베스트코리아와 긴밀한 관계...일부는 불법정치자금으로 징역살이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자금, 신라젠에 흘러가 급성장 계기 되기도
檢, 조국 수사와 신라젠 수사 동시에 진행 중...文정권, 부산지검 특수부 폐지 발표

출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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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일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의 혐의없음을 주장하며 검찰 수사를 맹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유 이사장과 신라젠 초기 대주주였던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관계가 새삼 재조명 받고 있다. 유 이사장이 검찰 수사에 대해 비난을 늘어놓는 배경에 신라젠과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조국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수사팀에 신라젠을 전담 수사해온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전격 투입했다. 신라젠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로부터 사업 초기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받은 회사다. 이처럼 각계 부산경남(PK) 인사들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는 의혹의 중심에서 유 이사장이 거론되고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수만명의 개인 투자자로부터 최소 4000억원 넘는 돈을 끌어 모은 크라우드 펀딩 투자사로, 지난 2011년 노사모 출신인 이철(55, 수감 중) 대표가 설립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3000여명 이상의 자금 모집책을 고용해 개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자금을 유치했다. 이후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 1’, ‘VIK 2’ 식으로 이름 붙인 투자 조합에 수백억원 가량의 자금을 배분해 각종 이권 사업에 분산 투자했다. 하지만 수익 배분이 어려워 신규 회원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기'를 할 정도로 투자 실적은 좋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개인 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한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은행이나 보험사 등 자산운용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점과 중소기업청의 벤처캐피털로도 등록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불법유사수신 행위로 판단했다. 7000억대 거액의 투자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는 결국 2018년 12월 징역 8년 유죄 판결을 받아 법정구속됐다. 이 대표의 변호는 심재환, 이정희(전 통진당 대표) 변호사 부부가 맡았다. 

그러나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투자사기로 피해를 입은 약 3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 대표를 비호한 정치 권력이 있었기에 피해 규모가 더욱 커졌다면서 규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노사모 출신으로 국민참여당 창당멤버였다. 이 대표는 2011년 12월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이 합당하며 통합진보당(통진당)으로 출범하게 되자 국회의원 공천을 받지 못했다. 대신 이 대표는 투자금 모집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워오다 검찰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 대표의 밸류인베스트코리아를 수사하던 검찰은 자금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갔음을 포착했다. 검찰은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참여정부 당시 역임)에게 2011년 9월부터 4년여간 정치자금 6억2900만원이 전달된 것을 찾아내 김 전 처장을 2015년 구속시켰다.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온 김 전 처장은 출소 후에도 북콘서트를 하고, 더불어민주당 당원교육을 하러 다니는 등 정치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법률 자문을 맡은 이민석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창호가 국회의원 출마하였을 때 북콘서트에 진행자로 참여하고 공개지지하던 자는 현재 법무부 장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 전 처장은 2012년 총선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여기까지 놓고 보면 이 대표가 모집한 투자금이 여권(與圈) 인사의 정치자금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는 한겨레신문의 자회사 롤링스토리에 약 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문제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그간 외부감사를 받지 않고, 재무제표 공개도 하지 않는 회사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투자금의 용처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회사 경영 실태는 내부자 고발로 일부 알려졌을 뿐이며, 전모를 알기 위해선 추가적인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출처: 이민석 변호사 SNS 캡처
출처: 이민석 변호사 SNS 캡처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모집책으로 활동한 사람들 중에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도 있었다. 여권의 유력 정치인도 밸류인베스트코리아와 접촉이 있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014년 8월 20일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사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또한 유 이사장 지지자들이 결성한 '시민광장'의 모임이 2015년 6월 18일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본사 사무실에서 강연회 형식으로 열리기도 했다.

출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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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인베스트코리아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은 개미 투자자들은 유 이사장이 '1조원대의 다단계 사기집단'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에게 강연료를 수차례나 챙겼다면서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유 이사장은 지난 2015년 이철 대표와 함께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열린 신라젠의 항암제(펙사벡 백신) 기술발표회에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자격으로 참석했다. 신라젠은 2006년 부산대 의료진이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해 설립한 바이오벤처회사다.

그런데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신라젠에 투자하겠다는 명목으로 2013년 3월부터 2014년 9월 22일까지 약 548억원 가량을 투자금으로 유치했으며, 이중 약 432억원을 신라젠에 실투자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2014년 9월 26일부터 2015년 12월 30일까지 신라젠의 최대주주였다. 신라젠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투자금으로 펙사벡 백신을 보유한 제네렉스社를 고가에 인수하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바이오주로 각광을 받은 신라젠 주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코스닥 시총 2위에 오를 정도로 급등했다가 항암제인 펙사벡 백신의 임상 실패로 곤두박질 쳤다. 이언주 의원과 이민석 변호사 등은 신라젠의 '초대형 금융사기극'을 철저히 밝혀내기 위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검찰의 확대 수사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금감원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신라젠에 대해 추궁하자 자체 조사한 자료 일체를 검찰에 이첩한 상태라고 답했다.

검찰은 조국 장관 일가를 수사하기 위해 지난 8월말 부산대 의전원과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교롭게도 검찰은 거의 같은 시기에 부산 소재 신라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무렵부터 유 이사장은 검찰 수사 비판 대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검찰은 조국 수사에 신라젠 수사를 전담해온 합수단까지 투입했다. 유 이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까지 서초동 촛불집회를 측면 지원했다.

문재인 정부는 조국 장관을 앞세워 검찰개혁 속도전에 나섰다. 검찰 특수부를 서울중앙지검, 대구지검, 광주지검 3개청에만 남기기로 해 이목을 끌었다. 법조계는 부산이 아닌 대구에 특수부를 남기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가 검찰의 부산경남(PK) 비리 수사에 진척을 내기 어렵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 신라젠 수사는 서울남부지검의 합수단이 전담하고 있지만 부산지검과 공조가 필수적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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