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시리아민주군 “아직 완전히 점령당한 것 아냐”...격렬하게 교전 중
라스 알 아인, 텔 아비아드 거주하던 쿠르드족 20만명 피란길 나서
쿠르드족이 구금한 일부 IS 대원 탈출...IS, 인근 지역서 발생한 차량 폭파 테러 벌이기도

터키군이 일부 점령한 쿠르드족 요충지 라스 알 아인./연합뉴스
터키군이 일부 점령한 쿠르드족 요충지 라스 알 아인./연합뉴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을 향해 군사작전을 전개한 지 나흘 만에 요충지인 라스 알 아인을 일부 점령한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쿠르드족 주민 10만여명이 피란길에 나섰으며, 쿠르드족 시리아민주군(SDF)에 의해 인근 구금시설에 갇혀 있던 극단적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일부 대원들이 탈출해 차량 폭파 테러 등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평화의 샘(Peace Spring)에 착수한 터키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 라스 알 아인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해당 지역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터키군은 개전 첫날인 지난 9일부터 시리아국가군(SNA·친터키 시리아 반군)과 연합해 전투기 등 공중병력과 포병대를 동원, 쿠르드족이 대거 몰려 있는 탈 아비야드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그 후 터키군은 라스 알 아인으로 전선을 확대하며 대규모 지상병력을 투입했다.

라스 알 아인은 터키에서 쿠르드족 거주지로 들어가는 주요 길목이자, 미군이 점유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와 쿠르드족 간 군사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2천여명의 미군을 철수시켰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도 이날 “쿠르드족 노동자당(PKK), 민병대(YPG)를 격퇴했으며 24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지난 40년간 쿠르드족 노동자당이 자국 내에서 독립 국가를 요구하며 자국민 4만여명을 죽였으며, 민병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민병대는 노동자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은 이날 전투를 “전략적 후퇴”라 언급한 뒤 라스 알 아인을 빼앗긴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AFP 통신도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이 라스 알 아인에 진입했지만 시리아민주군이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나흘간 교전을 통해 약 20만명의 주민들이 지역을 떠났다고 했다. 텔 아비아드와 라스 알 아인에서 집계된 피란민만 약 10만명이다. 영국 BBC 방송은 국경 양쪽에서 5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추산했다.

이날 터키군의 공습으로 쿠르드족인 헤르빈 칼라프 미래시리아당 사무총장이 살해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쿠르디스탄24에 따르면 칼라프 사무총장은 회의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시리아국가군의 총격에 사망했다. 시리아국가군은 칼라프 사무총장을 차에서 끌어내 확인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군과 함께 시리아에서 종교적 테러를 감행하던 수니파 IS 조직을 격퇴한 시리아민주군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구금돼 있던 IS 일부 대원들이 탈출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시리아민주군은 그동안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7개 구금소에 IS 대원과 가족들 1만2천여명을 가둬두고 있었다. IS는 전날 인근에서 차량 폭파 테러가 일어나 3명이 숨진 사건을 본인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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