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앞세워 반대세력 탄압후 칼끝이 부패한 자신들에게 돌아오자 '檢 힘빼기' 본격화 나선 文정권
사실상 범죄 피의자인 법무장관 조국의 주제 넘은 발언...국민이 개-돼지로 보이나?
이낙연도 "검찰개혁 이루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불행"
이인영은 野 '반대' 무시하고 공수처 설치 법안 통과 의지 표명
이인영 "법안 통과 총력 다해 검찰개혁에 마침표 찍겠다"

문재인 대통령(左),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대깨문'들의 검찰개혁을 빙자한 '조국 지키기' 집회 바로 다음 날인 13일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소위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위시한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이용,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혹독하게 수사해 싹을 자른 후 이제 와서 윤석열 총장의 칼끝이 자신들을 향하자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게다가 윤 총장은 문 대통령 본인이 불과 2개월여 전 "국민의 희망을 받았다"는 등 칭찬을 늘어놓으며 직접 임명장을 준 사람이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최근 법무부가 제시한 서울중앙지검 등 3곳을 제외한 특별수사부(특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 방안의 이행 과정 점검 및 추가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에는 당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박주민 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국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장관은 이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 개편에 대해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흐지부지하거나 대충하고 끝내려고 했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며 "확실한 결실을 보도록 당·정·청이 힘을 모아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대검찰청도 자체안을 발표하며 검찰개혁의 큰 흐름에 동참했다"며 "검찰개혁 시계를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검찰개혁의 입법화와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검찰개혁의 방향과 시간이 정해졌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조 장관은 앞서 지난 8일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인권존중, 검찰견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대다수 여론은 현재 검찰의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 사실상 범죄 피의자인 조 장관이 검찰개혁을 운운하는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의 이번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봐야 한다'는 발언 역시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일부 네티즌들은 사실상 범죄 피의자가 도대체 뭘 끝을 보겠다는 건지 어이가 없다며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분노했다.

이낙연 총리 역시 "오늘의 검찰개혁이 종결이 아니라 출발이어야 한다. 이런 계기에도 검찰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불행"이라고 말하며 조 장관과 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리는 "제도·조직의 변화에 머물지 않고 행동과 문화의 개선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게 된 직접적 이유는 검찰의 제도, 조직, 행동과 문화에 있다"며 "행동과 문화를 바꾸려면 제도,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제도와 조직이 변한다고 행동과 문화가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협의회에선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오른 소위 사법개혁·정치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사법개혁 방안에는 Δ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 Δ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정치개혁 법안에는 Δ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포함돼있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7일 여야 5당 대표와의 '초월회' 모임에서 "국회법에 따라 의장으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신속하게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사법개혁안 처리를 강력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공정해야 할 국회의장이 '독재자'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맥을 같이 해 이날 협의회 참석자들은 자신들만의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올라와있는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조정 법안 통과에 총력을 다해 검찰개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의 완성은 결국 입법을 통해서 가능하다"며 "민주당은 야당에게 대화와 협의를 통해 국민적 요구인 검찰개혁안을 빠른 시간 내 완수하자고 제안한다. 야당도 통 큰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가 어제를 마지막으로 잠정 마무리됐는데 검찰과 법무부, 정치권이 추진하는 개혁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당정청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 검찰과 법무부에서 개혁안을 제시했는데 빠르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권이 '관제 동원 집회'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수호 집회를 일반 '민심(民心)'으로 호도해 공수처 설치를 위한 검찰 개혁을 밀어붙이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만약 대통령이 초헌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설치된다면 대한민국이 4~50년 전으로 후퇴하는 비극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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