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이틀만에 연간 강우량 30~40%에 해당하는 폭우 쏟아져
산사태, 제방 붕괴, 침수, 수몰 피해 잇따라...사망자 9명, 실종자 15명, 부상자 126명이 발생
일본 정부, 가장 높은 경보 수준인 호우 특별 경보 1도 6개현에 발령

12일 제19호 태풍 하비기스가 일본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에 의해 차량이 넘어져 있다./연합뉴스
12일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에 의해 차량이 넘어져 있다./연합뉴스

대형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기록적인 폭우에 일본 열도가 잠겼다.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제방이 붕괴, 침수 피해가 잇달아 24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일본 정부는 약 397만명에 이르는 피해 지역 시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13일 NHK 따르면, 전날 하기비스가 일본의 가나가와(神奈川)현, 이와테(岩手)현, 후쿠시마(福島)현 등을 덮치며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사망자 9명, 실종자 15명, 부상자 126명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하기비스로 인해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 전날 오후 3시30분쯤 도쿄(東京)도, 시즈오카(靜岡)현, 가나가와(神奈川)현, 사이타마(埼玉)현, 군마(群馬)현 등 1도 6현에 가장 높은 5단계 경보 수준인 호우 특별 경보를 발령했다.

하기비스는 오후 7시쯤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뒤 수도권 관동(関東) 지역에 폭우를 쏟아냈다. 단 이틀만에 연간 강우량 30~40%에 해당하는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기비스는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 30미터, 최대 순간 풍속 초속 45미터의 위력을 갖췄다.

시즈오카현 해안에 가까운 강변 지역에서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 대부분이 수몰됐다. 치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의 주택 몇 채는 돌풍에 휩쓸려 유리창이 깨지거나 지붕이 날아가는 등 주민 4명이 부상당했다.

인근 도로에선 화물차 한 대가 전복되며 50세 남성이 사망했다. 군마현에선 뒷산이 무너지며 인근 주택을 덮쳐 남성 2명이 사망했다.

도쿄의 히노데(日の出)에선 폭우의 영향으로 주택 124채가 고립되기도 했으며, 토치기(栃木)현에선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수몰돼 여성 1명이 사망했다.

폭우에 의해 나가노(長野)시 나가노 신칸센 열차 센터가 수몰되는 일도 발생했다. JR 동일본에 따르면 10개로 편성된 호쿠리쿠(北陸) 신칸센 차량이 침수됐다. 부근에 있는 치쿠마(千曲)강의 제방이 무너져 대량의 빗물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기준 태풍의 세력이 많이 약해져 각지에 발령된 호우 특별 경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그러나 토호쿠(東北)나 관동 지역에서는 강의 범람과 토사 재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강의 수위도 매우 높아 새로운 재해가 일어날 위험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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