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자료에 조국이 기획한 걸로 나와...학회 경비 중 혼자 24% 차지할 만큼 주요 역할
학회 보조명단에 조민 이름 없어...같이 참석했다는 장영표 아들, 변호사 아들도 명단에 없다
장영표 아들, 변호사 아들 “조 장관이 불러서 갔을 뿐 인권법센터 인턴 제도 존재하는지 몰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예전은 몰라도 지금은 인권법센터에 고교생 모집 안 해”

조 장관 측이 자녀 조민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주장하며 제시한 근거 자료. 조 장관 측은 원 안의 여성을 조민씨로 지목했다./연합뉴스
조 장관 측이 자녀 조민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주장하며 제시한 근거 자료. 조 장관 측은 원 안의 여성을 조민씨로 지목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 조민씨가 참여해 대학입시에 활용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학술대회를 조 장관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윤한홍 자유한국당 측이 서울대로부터 입수한 2009년 5월 15일 공익인권법센터 주최 ‘동북아시아 사형제도’ 학회 자료에는 조 장관이 기획비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외에도 당시 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에게서 30만원의 별도의 사례금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학회의 총 경비 336만원 중 조 장관 혼자 약 24%를 챙긴 것이다.

최근 조민씨는 “아버지 도움 없이 인턴을 했다”면서 “고등학생 신분에서 학회 보조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나중에 학회 시간표를 구해 확인한 뒤에야 아버지 이름을 봤다면서 인턴을 한 배경에 조 장관 영향력이 개입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 의원 측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유급(有給) 행사 요원 4명 중 조민씨는 없다. 조민씨와 함께 학회에 참석했다는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과 조 장관과 친한 박모 변호사 아들 이름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학회에 참석한 이유로 인턴 증명서를 발급받아 대학입시에 활용했다. 장 교수가 조민씨를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해준 사실을 고려하면, 최소 이들 셋의 부모는 자녀들 스펙을 서로 만들어주는 ‘품앗이’를 했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조 장관이 기획하고 가장 많은 수고비를 가져간 인권법센터 학술대회는 조 장관이 순서상 ‘품앗이’ 차례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편 정 교수 아들과 박 변호사 아들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학술대회는 조 장관이 불러서 갔을 뿐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제도가 존재하는지 몰랐다”면서 “학술대회에서 조민씨를 본 적도 없다”고 증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입학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같이 진술해 검찰은 그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국회 교육위원회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오래된 컴퓨터를 파기해 과거 정보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인권법센터 인턴은 고교생을 모집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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