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SLBM 발사는 오판...美 입장 더욱 강경하게 만들었다”
“볼튼 해임으로 美대북정책에 큰 변화 있을 것으로 믿은 것도 오산”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미북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2019.10.6 [공동취재단]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미북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2019.10.6 [공동취재단]

북한이 10일 ‘비핵화 선제 조치를 되돌릴 수 있다’고 미국을 위협한 것과 관련해 과거 북한과 직접 협상했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이 미국 내 정치 상황을 이용해 협박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0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상황을 이용해 협박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어떤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매우 매우 필사적”이라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결과를 원한다고 믿고 있으며 특히 재선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해 탄핵 정국을 맞이한 상황을 이용해 미국을 위협하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북한이 당장은 ICBM 발사나 핵실험을 주저하겠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핵실험은 미국과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의 엄청난 분노를 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게 만들어 모든 것을 와해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앞두고 SLBM을 발사하면 미국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오판이었다”며 “누구도 압박 속에서 대화하고 싶지 않으며 결국 북한의 SLBM 발사는 미국의 입장을 강경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이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협상에 나온 것 역시 오산”이라며 “볼튼의 해임 사유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등 복합적인 것으로 북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VOA에 “북한이 탄핵 국면 등 워싱턴의 정치 상황을 기회로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여지가 있다고 믿고 미국에 계속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은 자신이 늘 원해왔던 단계적 비핵화 접근 방식을 위한 일종의 압박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대북특사는 VOA에 “북한은 많은 것을 감행할 수 있는 나라이며 ICBM 발사는 가장 도발적인 행위 가운데 하나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그럴 경우 미북관계는 위험했던 2017년으로 되돌아갈 수 있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김정은의 행보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늘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실무협상에 빈손으로 나와 협상을 결렬시켜 놓고 성명을 발표하게 만들었다며 자신들이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언급하며 북한도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할 수 있지만 아직 자제하고 있으며 다만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고 지금까지 자제해온 모든 것이 무한정 계속되는 법은 없다고 위협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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