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연구실 방범 카메라 확보...정경심 PC, 서류물품, 노트북 등 반출하는 모습 드러나
노트북은 아직 檢이 확보하지 못한 핵심 증거물...현재 행방 추적하고 있어
동양대 PC는 업무 위해 정경심에게 빌려준 것...증거인멸에 절도죄까지 추가될 판

동양대서 PC 옮기는 정경심(오른쪽 검은티)과 김경록./사진 출처=조선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가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과장과 함께 지난달 1일 동양대 연구실 PC를 반출하는 방범 카메라 장면을 조선일보가 11일 공개했다. 지난달 12일 정씨가 연구실 안의 개인 물품을 빼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밝혀진 적 있지만, 당시 두 사람이 함께 PC를 빼내는 영상 구간은 카메라에서 지워져 있었다. 그런데 이날 비로소 이들의 증거인멸 행위를 드러내는 카메라 장면이 공개된 것이다.

지난 8월 31일 정씨는 김 과장을 대동하고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로 이동했다. 그리고 9월 1일 자정 김 과장과 함께 교양학부 건물에 출입한 뒤 본인 연구실 PC를 반출했다. 조선일보가 확보한 카메라 영상을 보면 등에 문양이 있는 회색 티셔츠를 입은 김씨가 PC 본체를 들고 있으며, 오른쪽 곁에 서서 검정색 블라우스에 운동화 차림인 정씨의 손은 비어 있다. 해당 PC에는 조 장관 부부 딸 조민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이미지 파일이 담겨 있다. 또 이는 정씨의 업무를 위해 제공된 PC로, 엄연히 동양대 소유물이다. 정씨 혐의에는 증거인멸에 절도죄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9시간 뒤에는 정씨가 단독으로 연구실을 들락날락하며 책과 서류 등이 빼곡히 담긴 서류박스를 빼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전날 밤과 같이 검정색 옷차림이다. 그리고 16분 뒤 정씨는 다시 연구실로 통하는 복도에 들어섰다. 신원을 감추기 위함인지 검은색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있으며, 회색 배낭을 등에 멘 모습이다. 오른손은 검은색 노트북 가방을 쥐고 있다. 이 노트북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 국회 앞 켄싱턴 호텔에 잠적한 정씨가 김씨더러 서둘러 가져오라던 노트북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이 노트북에 정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자료가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행방을 추적 중이다.

한편 김씨는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동양대 PC 반출 행위는 ‘명백한 증거인멸’이라며 혐의를 시인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 측은 해당 발언을 악의적으로 편집, 김씨가 검찰과 언론을 비판하는 듯한 뉘앙스로 발언을 왜곡해 논란을 빚었다.

검찰은 김씨가 정씨의 수많은 혐의에 연루된 정황을 일찍이 포착하고, 조 장관 일가의 비리 혐의와 관련해 김씨를 5차례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검찰에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며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씨는 PC 반출 외에도 검찰에 “정씨가 투자 전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WFM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등의 진술을 하며, 정씨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근거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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