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강국' 일본은 올해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 나왔다...요시노 아키라 화학상 수상
日. 소재 개발 근간되는 기초과학에 힘써온 결과...韓日간 소재 부문 기술 격차는 20년에 이른다
대규모 자금 투자해 단기간에 산업 키운다는 경제논리가 기초과학 망치게 된 원인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요시노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우가 10일 오후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부인 요시노 구미코 씨와 수상 소감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요시노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우가 10일 오후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부인 요시노 구미코 씨와 수상 소감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2019년 노벨화학상은 일본의 요시노 아키라(71) 아사히카세이 명예연구원의 몫이었다. 일본인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은 해외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포함해 27번째이고, 화학상은 8번째다. 공교롭게도 요시노 연구원은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에 공을 세워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일본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분야이며, 한국의 주요 배터리 3사는 이 소재를 일본에서 100% 수입하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4차 산업의 핵심 교통수단인 전기자동차에도 쓰인다. 지난 7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스마트폰·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불화수소·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엄격화했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 소재는 빠져 있었다. 이에 “국내 산업에 더 큰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반응이 있었다.

일본은 기초 과학의 강국으로 유명하다. 특히 소재의 소형화와 경량화, 고품질 등을 목적으로 수십 년 내다보고 연구하는 특유의 기질이 있다. 요시노 연구원도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연구 인생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전혀 팔리지 않는 시기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IT 혁명이 시작됐다. 그때까지 정직하게 연구해 온 성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가 엄격화한 뒤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차 등 한국 주력산업의 부실한 기초가 드러났다. 소재 개발의 근간이 되는 기초 과학을 외면한 탓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연구원은 “일본은 기초과학에 힘을 써와 이미 수차례 물리나 화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았다”면서 “소재 부문의 기술 격차는 20년에 이른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단기간 내에 완성품을 개발해서 산업을 키운다는 경제논리가 기초과학을 방기하게 된 원인”이라고 했다.

국내 산업계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된 후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포함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소재인 배터리 파우치, 수소차에 쓰이는 탄소섬유, 스마트폰의 이미지센서 등을 여전히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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