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 李총리 참석으로 이해득실 따져선 한일관계 해법 찾을 수 없어"
孫, "천황" 표현 지적받자 "국가원수 표현은 존중해야...'교황'을 '교왕'이라 하진 않잖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일본 나루히토 천황 즉위식에 직접 참석하시라"고 제안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2일 진행될 나루히토 천황 즉위선언식에 약 200개국을 초대했으며 한국 측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일(訪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대통령 직접 참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일본 천황 즉위식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외교 협상의 자리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 간 새로운 이정표를 여는 자리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물과 기름같은 사이이고 문 대통령이 지금 한일관계 협상할 능력도 직접 갖고 있지 않는데 뜬금없는 말 같이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어색하고 불편했던 한일관계를 따뜻한 우호관계로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낙연 총리가 참석한다면 대(對)일본 전문가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는 있겠지만, 협상가로 이해득실을 따져서는 꽉 막힌 한일관계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참석해 우리 국민의 마음을 전하고 한일관계 국면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소미아의 실효적 종료 시한은 11월22일이고 수출규제 문제는 오늘에서야 WTO(세계무역기구) 무역분쟁 해결 절차를 시작했다. 길게 보고 풀어갈 수 있다"며 "우리는 우선 한일관계 기본 환경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말했듯 배상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먼저 일본에게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우리 정부가 배상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대신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우리의 도덕적 우위를 견지하고 일본은 기업 부담을 덜어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만난 기자들로부터 '천황'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단 일본 측에서 천황이라고 부르는 것을 존중한다. 국가원수는 그 나라에서 부르는 표현을 존중해서 그대로 불러준다는 뜻"이라며 "'교황'을 '교왕'이라고 부르진 않지 않나. 일본에서는 천황이 공식적 명칭일 것이기에 그런 의미"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