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인 후보군 투표 대상자도 아니던 '고려공산당 지도자' 이동휘 '7월의 독립운동가' 선정돼
김진태 "48인에 있던 반공주의자 김좌진은 빠져...투표결과도 공개하라" 정무위 국감 질의
박삼득 보훈처장 "마지막에 심사위원 주관적 요소 개입"...金 "그러니까 수시전형 소리 나오지"
이동휘, 임시정부 국무총리 지냈으나 중도 탈퇴...과거 한인사회당-고려공산당 지도자
후보군 48인 중 '임시정부 초대대통령' 이승만은 빼놓은 보훈처, 이동휘 포함시킨 경위 안밝혀

10월10일 세종시 세종정부청사에서 국가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오른쪽)에게 보훈처의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절차 관련 질의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국가보훈처가 올해분 '이달의 독립운동가' 투표 후보군에도 없던 공산주의계열 운동가 이동휘를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고 반공(反共)성향이 투철했던 '청산리대첩 영웅' 김좌진 장군은 아예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국가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무위 국감에서 "지난 7월 독립운동가로 이동휘 씨가 선정됐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 48명을 뽑아 온라인 투표를 통해 (월별로)12인을 선정하겠다고 했다"며 "이동휘는 48명에 없고 투표 대상도 아닌데 어떻게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뽑혔는가"라고 질의했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이에 "마지막 선정 위원회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올해니 이와 관련이 깊은 분으로 뽑은 것으로 안다"며 "마지막에는 심사위원의 주관적 요소가 일부 개입됐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그러니까 수시전형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48명 중 9번째에 김좌진 장군이 있는데 12명 중 1명으로 선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자료사진=김진태 의원실

이동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지만 독립운동사 속에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한국 최초의 사회주의조직인 '한인사회당'(1918년)과 '고려공산당'(1921년)의 지도자였던 까닭이다. 이동휘가 독립유공자(대통령장)에 추서된 것은 해방 후 반세기가 흐른 뒤인 1995년이었다.

김 의원은 "이동휘씨는 조선공산당의 시조 같은 분으로, 이런 분은 서류 심사에서 넣고 김좌진 장군은 대표적인 반공주의자라서 뺀 것 아니냐"며 "김좌진 장군은 김정은이 싫어해서 뺀 것 아닌가. 김좌진 장군은 김일성과 사이가 안 좋아 공산당에서 암살당한 분이다. (북한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삼득 처장은 "이동휘 씨가 들어간 것은 임시 정부와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고, 김 의원은 "그렇게 따지면 이승만은 임시 정부 초대 대통령이었다. 투표 결과부터 제출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보훈처는 2019년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을 위촉직위원 5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에서 최종 선정했다고 하지만, 위촉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선정위원의 권한 또한 불분명한 상황이며 '최초 명단에 없는 인물'의 선정 기준 역시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8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뽑을 당시 후보자명단에 임시정부 초대대통령인 이승만이 전 대통령이 없다는 논란이 있었다. 당시 보훈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선정된 적이 없어 후보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는데, 당해 12월에는 왜 기준을 바꿔 후보에도 없던 이동휘를 7월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한 것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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