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지난달 9일 조국 법무장관 임명할 당시의 문 대통령 입장 달라진 것 없다" 강조
"장관 임명 및 임명 철회 권한,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있어"
조국 임명 이후 나라 쪼개졌는데도..."절차상 하자도, 본인이 저지른 위법도 없다"
"개혁에 많은 성과...이 점은 국민들께서도 인정해주시리라 믿는다" 스스로 평가
정치권과 법조계 반발...민심 동요도 잠재우긴 힘들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용 반대 청원에 수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의 임명 및 임명 철회의 권한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정면 대응을 천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조 장관 임명 당일에도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임명 강행을 정당화함으로써 국민적 공분을 샀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검찰은 검찰이 해야할 일을 하면 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할 일을 하면 된다”는 입장과 달리 ‘개혁’카드를 빼들면서 검찰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문 대통령의 지난 입장을 반복한 청와대의 이번 공식 답변을 놓고 볼 때 당분간 국면 개선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지난 8월 11일부터 진행된 조 장관 임용 반대 청원에 대한 문 대통령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31만 여 명이 조 장관 임용 반대 청원에 동의했다. 강 센터장은 문 대통령이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했던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조 장관을 임명 강행하면서 동일한 입장을 대국민담화에서 발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저는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취임 이후 나라가 두 동강으로 쪼개졌음에도 단 한 치도 변하지 않은 인식을 그대로 보여줬다.

또한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 당일 “검찰은 검찰이 해야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후 검찰 수사에 문제가 많다면서 조 장관에게 힘을 실어줘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10일 청와대는 권력기관 개혁 공약을 이행할 뜻이 확고한 문 대통령이 “대통령과 권력기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개혁에 있어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고, 이 점은 국민들께서도 인정해주시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에 우려를 나타내며 조 장관이 검찰개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 전망했다. '조국 지키기'를 위해 검찰 수사 무력화에 당청이 총출동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법조계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정국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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