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담당자가 맡는 공보 업무 '전문공보관'이 전담토록 해...8일 조국의 '인권 검찰개혁'에도 "직접수사 필요최소한으로 집중"
민주당, '검찰과 야당 내통설' 등 허위 의혹 내세우며 피의사실 공표 관련 검찰 압박...법조계선 '선제조치' 분석까지
법무부 "환영"한다며 "검찰과 신속히 협의해 관련 법령 제・개정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이 네 번째 ‘검찰개혁’ 방안을 내놨다. 여권에서 집요하게 문제삼아온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한 것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 중 논란을 검찰 내부에서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검 기획조정부(이원석 검사장)는 10일 “현재 수사담당자가 맡고 있는 공보 업무를 별도의 ‘전문공보관’이 전담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수사공보 수요가 많은 서울중앙지검에는 차장급 검사를, 그외 일선 검찰청에는 인권감독관을 전문공보관으로 배치할 방침이라고 한다. 수사와 공보를 분리시키면서도, 언론 보도 등 국민의 알 권리도 보장하겠다는 얘기다.

대검은 “종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대사건 수사에 대한 언론 취재 과정에서 수사내용이 외부로 알려져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며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한편, 정제된 공보를 통해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획기적 조치와 제도 개선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를 문제삼아온 여권 인사들을 지목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좌측 사진서 오른쪽)과 27일 현재 민주당 공식홈페이지 메인 배너. (사진 = 연합뉴스, 민주당 홈페이지 등)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좌측 사진서 오른쪽)과 27일 현재 민주당 공식홈페이지 메인 배너. (사진 = 연합뉴스, 민주당 홈페이지 등)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말부터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를 저지르고 있다며 조 장관 일가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야권 내통설’이 나오는가 하면, 지난 2일엔 피의사실 공표로 검찰 내 조 장관 수사팀을 직접 고발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이날 조치가 ‘선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검찰이 여권 비난을 의식해 앞으로 불거질 피의사실 관련 논란 원천 차단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검찰은 지난 8일 조 장관의 소위 ‘국민의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검찰개혁 안(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대검은 “종래 검찰의 직접수사에 대해 그 범위와 빈도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다원화되고 전문화된 우리 사회의 발전 속도와 추세에 부합하도록 검찰권 행사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검찰은 경제, 부정부패, 공직, 방위사업, 선거 분야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공동체의 사회경제질서를 교란하는 중대범죄 대응에 직접수사 역량을 필요 최소한으로 집중해 나가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당시 조 장관이 내놓은 안은 ▲직접수사 축소와 법무부 주도의 검찰조직 개편 ▲인권 존중과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한 수사관행 개혁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 강화 등이 골자다. 이는 검찰이 앞서 세 차례에 걸쳐 내놓은 안들(거점 기관 제외 특수부 폐지, 소환조사 폐지, 심야조사 요건 강화)을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법무부는 같은날 민변 출신인 황희석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으로 하여금 사실상의 조 장관 일가 비리의혹 관련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리도록 해, 피의자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통제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검찰 발표를 접한 뒤 “환영한다”며 “검찰과 신속히 협의해 관련 법령 제·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