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文, 헌정사의 불행 재현할 건가" 나경원 "국민 백이 있다, 쫄지 맙시다"
바른미래 이동섭 "'안철수 예언' 현실되는 지금, 文 그냥 넘길 게 아니고 반성해야"
'조국 동생' 상식 밖 영장기각에 "비정상의 극치" "전문가들 웃을일" "제2 사법농단" 집중포화

'10.3 개천절 국민총궐기'에 '10.9 한글날 대규모 저항시위'로 연이어 반문(反문재인) 민심이 확인된 뒤, 야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경고하는 등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의 첫 마디를 "문 대통령, 헌정사의 불행한 사태를 재현할 것입니까"라고 시작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단 등이 10월10일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헌정사의 불행한 사태'라는 언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가리킨 것으로 추측된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9일)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석했다고 전한 뒤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조국을 구속하고 대통령이 사죄하라는 것, 무너진 정의와 공정을 다시 세우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당은 이러한 국민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다 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진력할 것"이라며 정책투쟁과 원내투쟁에 더불어 "조국 사태같은 '파렴치'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일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특혜와 특권 대물림을 막기 위한 '교육개혁방안' ▲불의와 불공정으로 좌절하는 청년들의 꿈과 용기를 되살릴 '청년 비전' ▲진영논리에 매몰된 우리 정치를 바로잡기 위한 '정치혁신'과 '국민통합 비전'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쫄지 말자"며 저항에 동참하자는 대(對)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숨지도 말고, 참지도 말고, 고개 숙이지도 말자"고 운을 뗀 뒤 "혹시라도 정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가 정치적 표적이 돼 세무조사가 두려웠던 자영업자들, 기업인들은 이제 쫄지 마시라"라며 "조국 사태에 분개해 직접 피켓을 들고 거리를 나오면 취업길이 막히고 학교 안에서 손가락질 당할까 망설이던 우리 학생들도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슬퍼런 정치보복의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위태로운 사법부를 바라보며 탄식하던 양심의 법관들, 이제 눈치 보지 말고 오직 법대로만 판결하시라. 아예 대놓고 조직을 무력화시키겠다는 대통령과 이 정권의 협박 앞에 대한민국 검사들, 의연해도 된다"며 "이제 든든한 '국민 백' 믿고 사법질서를 계속 지켜나가 주시라"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밖에도 친문좌파 독점주의에 신음하던 문화예술인, 각계 전문가, 학계, 공무원 그리고 언론인 등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더 이상 쫄지 않아도 된다"고 독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제 광화문 집회 인파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친문 극렬세력이 활개를 치던 맘 카페 커뮤니티에서도 상식의 목소리 앞에서 선동이 맥을 못 추고 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더 무시무시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할 것"이며, "사법부 장악 플랜의 속도를 더욱 가열차게 높일 것"이라고 경계했다.

10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그의 좌측에는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가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에서는 한글날 집회를 직접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안철수 예언'을 띄우면서 "문 대통령은 이러한 사회현상을 그냥 넘겨선 안 된다"며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일명 '안스트라다무스 예언' 유튜브 영상을 언급한 뒤 "안철수 전 대표는 (2년 전 대선 유세) 연설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펼쳐질 3가지 모습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동섭 원내수석이 소개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발언은 "첫째, 국민들이 반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사생결단나서 5년 내내 싸울 것이다. 둘째, 무능 부패 정권이 될 것이다. 셋째, 만약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는 과거로 후퇴할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이 원내수석은 "불과 2년 반 남짓 지난 지금, 조국 임명을 기점으로 앞선 예언이 100% 적중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퇴보가 빨라질수록 과거의 안철수 예언이 더욱 우리 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나라경제가 후퇴하는 지금 본인이 뭘 잘못해서 과거의 안철수 영상이 다시 회자되고 있는지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과 정용기 정책위의장.(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한편 이날 두 야당에선 조 장관 동생 조권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 뇌물혐의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시킨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판사의 판단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한국당에서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 발언을 통해 "그동안 구속심사를 포기하면 100% 구속영장이 발부됐었는데 조국 동생이 유일한 예외가 됐다"며 "한마디로 비정상의 극치"라고 했다. 검사 출신인 정미경 최고위원은 "증거인멸 우려의 정도가 아니라 증거인멸을 했는데도 불구속을 했다"며 "이 영장기각 사건에 대해 아마 전문가들은 많이 웃었을 것"이라고 조소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조 장관 부부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이 두차례나 기각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김명수 사법부의 편향적인 좌파 이념 코드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나 원내대표의 경우 당 '문재인정권의 사법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조권씨) 담당 영장판사 명재권 판사와 김명수 대법원장 그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장과의 관계 역시 이 사법부 내의 '우리법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대표된다"며 "말 그대로 '청와대 맞춤형 기각결정', '조국 감싸기 기각결정'이라고 읽힌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오신환 원내대표가 "제2의 사법농단 사태로 발전할 수 있는 문제"라며 "검찰은 즉각 혐의사실을 보강해 영장을 재청구하고 법원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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