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인터뷰에 날선 비판..."국민이 기회 줬는데...미련 눈꼽만큼도 없어져"
"자유민주와 법치의 敵, 인간적 도리조차 없는 냉혈한" 비난도
"공정, 정의는 자유와 대립가치 아냐...'개혁보수'는 해괴한 말장난"
劉, "한국당에 누가 있나. 내가 보수후보 돼야 정권 찾는다" 호언장담도

(왼쪽부터)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내 분당(分黨)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최근 자유한국당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정' '개혁 보수 인정' '신당 창당' 등을 요구한 데 대해 "그는 확신범이다"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이 자유만 추구하고 공정·정의는 외면한다'는 유승민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철지난 사술(詐術)"이라는 공박이 제기됐다.

차명진 한국당 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유승민은 자신에게 (한국당이 보수통합론으로) 내민 선한 손을 걷어찼다. 변명이나 일말의 후회조차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2016년말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분당 주도세력의 핵심으로서 바른정당 창당 주역이 됐고, 2017년 5.9 대선 패배 이후 안철수 전 의원이 창업주 격인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세운 바 있다. 새누리당 시절엔 좌파야당과 이념·정책면에서 쉬이 타협하는 '배신의 정치'로 논란이 됐고, 이후 '탄핵 찬성파' 정치인으로 각인돼 한국당 내 탄핵반대파-잔류·복당파 의원들과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고 보수진영 분열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 완연한 '탄핵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차명진 전 의원은 "탄핵의 불법성, 부당성은 백일하에 드러났다. 탄핵의 제1주범은 당연히 배신자 유승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대한 국민들은 그에게 반성의 기회를 줬다. 아주 오랫동안!"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에 대한 눈꼽만한 미련조차 필요없게 됐다. 당신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적"이라며 "인간적 도리조차 없는 냉혈한으로 당신같은 사람이 공적 자리에 있으면 온 나라가 위험해진다"고 쏘아붙였다.

차 전 의원은 "그가 '개혁보수'의 가치랍시고 내세우는 평등, 공정, 정의는 결코 자유와 대립되지 않는다. 구성원 모두가 판에 박힌 듯 똑같아지는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구성원 각각의 개성과 능력이 존중되는 자유야말로 진짜로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대에 자유가 특별히 강조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평가가 끝난 '사회주의적 망상'에 사로잡힌 자들이 하향평준화를 주창하며 권력을 장악한 후, 뒤로는 온 나라를 도탄에 빠뜨리고 정작 자신들은 온갖 특권과 반칙으로 사적인 탐욕을 충족시키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승민은 사회주의자들이 실제로 저지르는 만행을 지금 똑똑히 목격하면서도 아직도 그들을 부러워 하고 있다"고 짐작하며 "하지만 표에 대한 계산때문인지 개혁보수라는 해괴한 말장난으로 자신의 이중성을 합리화하고 있다. 나같으면 차라리 사회주의로의 개종을 선언하겠다"고 쏘아붙였다.

차 전 의원은 '새 집을 짓자'는 유 의원 언급에 대해서는 "신당창당 운운은 자기 자신도 안 된다는 걸 알테니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받아 넘겼다.

그러면서 "그럴리 없겠지만 유승민같은 배신자, 기회주의자가 탄핵을 역사에 묻어버리는데 성공하고 '중도'니, '개혁보수'니 하는 철지난 사술을 써서 국민을 미몽에 빠뜨리는데 성공하더라도 나는 결코 그들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앙(문재인 대통령 비하표현)과 싸우듯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장기간 구금에 이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데 대한 물음에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인 부분에선 얘기 안 하겠다"고 말했다. '탄핵이 공정했느냐'는 논란이 있다는 질문에는 "법적으론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정치적으로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보수가 새집을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 보수'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는 "조국에 치를 떠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이 너무나 위선적인데도 정의와 공정을 독점하는 게 이상해 보일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는 자유만 외치고 있다"면서 "우리 헌법의 가치에는 자유도 있지만 평등도, 정의와 공정도 있다. 이걸 보수가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하지만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체제에서 최근 '조국 사태'를 계기로 "정의와 공정의 가치 수호"를 슬로건으로 내 건 '저스티스 리그' 당내 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당외 인사인 박선영 동국대 법대 교수를 선임한 바 있다. '보수는 자유만 외치고 있다'는 유 의원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유 의원은 또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나는 대권 출마 의지가 당연히 있는 사람"이라며 "지금 보수에, 한국당에 사람이 누가 있나. 내가 보수 후보가 돼야 정권을 빼앗아올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야당과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나는 집권하면 늘 진심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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