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뉴스페이퍼 테스트

인간이 살아가며 꼭 지켜야 할 것이 윤리다. 윤리의 영역 중에서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만든 것이 법이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법 규정은 매우 기본적이다. ‘남의 것을 훔치면 안 된다.’‘ 거짓말 하면 안 된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면 안 된다.’ 대부분 윤리적인 판단과 상식에 근거한 것들이다. 많은 법조문을 일일이 알지 못하지만 법을 찾아보지 않아도 정직한 시민으로 살아간다. 때로 내가 바르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적용시켜 보는 방법이 있다.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이 신문에 나왔을 때 부끄럽게 느껴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다. “뉴스페이퍼 테스트”라고 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양심이 있다. 양심은 인격의 기초가 된다. 간혹 부끄러운 일이 세상에 알려졌는데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하는 비양심적인 사람도 있다. 부끄러운 일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인격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동물의 수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법으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법과 윤리가 무서운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국민을 우롱하는 궤변과 뻔뻔함

최근 누워서 침 뱉는 이상한 가족들이 있다. 국민을 우롱하는 이들의 궤변과 뻔뻔함에 온 국민이 치를 떨고 있다. 급기야 분노한 국민들이 10월 3일 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여러 단체에서 주관을 하는 매우 산만한 집회였지만 뜻은 하나였다. 이날 집회는 선(善)과 악(惡)의 싸움이고, 참과 거짓의 싸움이었다. 정직한 시민들과 위선자들과의 싸움이고, 자유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자와의 싸움이었다. 나라를 살리려는 자와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자와 싸움이고, 신앙의 자유,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 이들의 거짓말이 쌓여 갈수록 국민의 분노도 더 쌓이고 있다. 누워서 자신의 얼굴에 침 뱉는 것은 자유지만, 대한민국의 국격과 윤리를 망가트릴 자유는 없다.

10월 5일 검찰청 앞에서 이들을 옹호한 집회도 있었다. 궤변은 인격을 반영한다. 위선자를 두둔하는 자 역시 위선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의 양심 상태는 한 가지다. 불의를 인정하지 못하고 떼로 몰려와도 한 사람의 옳은 목소리를 이길 수 없다. 윤리적 정당성을 잃은 집단의 광기일 뿐이다. 악취 나는 억지일 뿐이다. 위선자들는 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 자기 말과 꾀에 넘어가고 있다. 거짓으로 국민들을 더 이상 속일 수는 없다.

후안무치, 주객전도

현 상황은 후안무치, 주객전도 상황이다. 교육자윤리, 성윤리, 법조인윤리, 의료윤리, 공직자윤리.... 총체적 윤리부재상태다. 상상을 초월하는 패악적인 수준이다. 이런 사람들은 개혁을 주도할 수 없다. 개혁대상일 뿐이다. 아무리 사람이 없고 사회가 타락했다고 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을 재판관의 자리에 앉힐 수는 없다. 개혁은 주객이 전도된 것을 바로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과 궤변은 진실과 정의를 이길 수 없다. 더 이상 국민의 입을 막고 불의함으로 의로움을 덮으려고 해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이 온 것이다. 선비의 입이 맵다고 선비의 혀를 뽑으려는 악한 정부의 운명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한다. 안타깝지만 이들은 머리 숙여 사죄할 때를 잃어 버렸다. 버스는 떠나 버렸다. 이들은 법과 윤리가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후손들에게 선과 악이 뒤바뀐 세상을 물려 줄 수는 없다.

이명진(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의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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