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와 관계없이 조 장관 낙마 피하기 위해 급조된 거짓 보고서
조국, 기자간담회서 보고서 인용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처 몰랐다’...법률상 조범동이 조국에게 보고하게 돼 있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조 장관이 지난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해명 자료로 제시한 펀드 보고서는 정경심씨와 조범동씨가 합작해서 만든 것으로 8일 밝혀졌다.

서울 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가 7일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씨와 조씨는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모펀드 의혹 대응책을 모의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같은 정황은 조 장관이 보고서를 사용하고, 정씨와 조씨가 모의해 보고서 자료를 만든 삼자 간 공범관계를 드러낸다.

이전까지 펀드 보고서는 조씨가 8월 21일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직원을 시켜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조 장관의 직위와 영향력이 핵심인 사모펀드 투자에서 조 장관이 낙마할 시 커다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 12일에도 조씨가 펀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는 동안 정씨와 지속적으로 통화했으며, 이 과정에서 둘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존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모의가 직접적으로 명기돼 드러난 것은 이번 공소장이 처음이다.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펀드 보고서’는 급조됐으며, 단지 조 장관 낙마를 모면하기 위해 허위 내용으로 채워진 사실이 밝혀졌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일가(一家)가 투자한 사모펀드에 대해 시종 “블라인드 펀드라 어디에 투자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상 운용사(코링크PE)는 투자자(조 장관)에게 6개월에 1회씩 투자자산의 운용 현황을 보고하게 돼 있다. 거짓 해명인 셈이다.

정씨와 조씨의 모의관계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까지 이어진다. 조씨는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투자자들과 필리핀으로 도피성 출국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 직전 8월 17일 코링크PE 직원들에게 ‘정경심’ 이름이 들어간 모든 자료를 삭제하라 지시했다. 조씨가 정씨를 공범으로 인지하지 않았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지시다.

다만 검찰은 수사 내용을 보호하기 위해 공소장에 정씨와 조씨를 공모 관계로 적시하지 않았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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