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는 10일 재개될 美中 고위급 무역협상 앞두고 부분합의 가능성 일축
"내가 선호하는 것은 이번 가을까지 '빅딜' 이루는 것"...양국, 차관급 실무 협상 돌입
트럼프, "만약 중국이 홍콩에서 시위대에 나쁜 행동한다면 무역협상에도 타격"
美상무부,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 관련 기관 28곳 제재 발표
경제와 안보에서의 이익 상호 연동시키는 트럼프 방식이 성과낼 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부분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연일 홍콩 시위대와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을 동시에 거론하고 있다.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이 정면으로 문제제기하는 것에 대해 대중(對中) 압박 수위를 높여 차후 협상에서 기세를 올리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된 미·일 무역합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협상에서 부분합의를 수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내가 선호하는 것은 이번 가을까지 '빅딜'을 이루는 것"이라며 부분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무역협상단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면서 "미·중 관계는 매우 좋다.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했다.

오는 10일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은 이날부터 이틀 간 차관급 실무 협상에 돌입했다.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 이하 중국 대표단 약 30명이 워싱턴 D.C 소재 미 무역대표부(USTR) 청사를 방문했다. 지난 5월 결렬된 이후 처음 열리게 될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실무진 간 물밑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대에 무력을 행사한다면 결코 무역협상에서도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홍콩에서 시위대에 나쁜 행동을 한다면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인도적 해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중국 정부가 서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에 관련된 중국 기관과 기업 28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신장 위구르 자치 지역 인민정부 공안국 등이 소수민족을 구금 및 감시하며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는 이유다. 미국 정부는 시진핑 중국 주석 이후로 소수민족 탄압이 심각해지는 상황에 대해 누차 경고를 보내왔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양국 간 무역협상과 별개로 이뤄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무부의 이 같은 조치가 양국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빅딜'을 이루고 싶다고 밝히며 중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홍콩에 투입한다면 양국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다.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와 정치, 그리고 경제 전반에서의 현안들을 아울러 적용해 문제 해결하려는 방식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지난 5일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과 달리 경제적 수단을 전방위적으로 강도 높게 구사한다는 내용의 글을 지면에 실었다. 경제와 안보에서의 이익을 상호 연동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단기적 효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장기적으론 지정학적 반발에 의해 미국의 역할이 줄어드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과연 '빅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중국의 홍콩 시위 무력 진압을 자제시킬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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