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니 100만 명, 감으로 안다"는 언론노조 출신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궁예의 화신인가
“200만 명”을 ‘공식화’ 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자 대변인은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는가
끈질긴 좀비들의 행진을 보는 듯한 ”좀비노 패밀리“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나중에 정치인으로 더 유명해진 언론인(C일보 편집국장)이 계셨다. 그는 엄격하기로 유명했는데,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담당기자에게 친전(親展))봉투를 보냈다. 그 안의 내용은 "귀하는 기자가 아닙니다.“였다고 한다. 강한 질책이 담긴 경고문이었다. 요즘 상당수 방송·언론들을 보면 바로 이 봉투들을 단체로 돌리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들은 사실과는 동떨어진 엉터리 기사를 쓰고 보도하는 기자들을 기레기(쓰레기+기자)라고 부른다. 요즘이야말로 기레기의 천국인 듯싶다. 정치권력을 뒤에 엎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산하 기자들과 방송인들 다수는 훗날 자기들에게 닥칠 운명도 모르고 정말 “기레기질” 하기에 바쁘다. 9월 28일 서초동 일대의 소위 “조국(曺國)수호 시위”에 200만이 모였다는 보도는 이런 기레기질의 백미였다. 한겨레신문이 앞장서고 다른 기레기신문들이 뒤따랐으며, 방송에선 MBC, KBS 등이 “주최 측 추산”이라는 핑계를 대며 200만명 운집이 사실인 것 마냥 개거품을 물어댔다. 이 매체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주최 측 추산”을 충실히 따랐던가. “태극기집회”에서 주최 측 추산을 인용한 적이 있었던가? 몇 만이 모여도 “수백 명” 또는 “천여 명”이라 축소왜곡 보도하든가 아예 보도조차 안 했지 않나.

MBC의 박성제 보도국장은 아예 대놓고 "조국 지지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감으로 안다"라는 궁예 뺨칠만한 역사에 남을 ’명언‘을 남겼다. 이런 걸 보고 “눈이 삐었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물론 그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지부 7대 위원장을 역임한 강성 언론노조 맨이다. 백만에서 2백만까지 무려 100만의 오차를 보이며 숫자가 오락가락한다. 그래도 본인들이 기레기가 아니라고 할 것인가? 여기에 한 수 더 떠 민주당 대변인인 이재정 의원은 아예 “200만 국민이 검찰청 앞에 모여 검찰개혁을 외쳤다”고 200만 명을 ’공식화‘ 했다. 집권당의 대변인이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는가. 페르미 기법 등 여러 방식을 써서 추산해보면 그날 서초동에 모인 친(親)조국 시위대는 2만5천에서 5만 정도로 추산된다. 그것도 만만치 않게 많은 숫자이다.

생각해보시라. 한국군을 총 약 60만 명으로 잡아보자. 그들 주장대로 200만이라 하면 대한민국 국군(육해공군 다 합쳐서)이 총집결한 것의 3.3배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들을 무책임하게 배설하고, 기레기들은 그걸 받아 적기 바쁘고, 궁지에 몰린 집권당은 아예 200만 명이란 숫자를 공식화 시킨다. 미쳐도 한참 미친 행태들이다. 가짜뉴스 때려잡겠다는 정부와 집권당 그리고 한상혁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런 가짜뉴스부터 때려잡으시라. 압수수색 당시에 조국 씨 집에 여자 둘만 있었다는 생생한 가짜뉴스를 공개적으로 발언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 김에 때려잡으시라.

10월 3일 개천절의 “조국구속·문재인하야 집회”는 어떤 기준을 들이대도 역사상 최대인파가 모인 집회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기레기 언론·방송들은 그 규모와 의미를 축소하느라 발악을 했다. 주최 측 추산은 아예 언급도 안했다. 민주당은 그 규모에 놀라서인지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고 며칠 전과는 판이한 해석을 내놨다. 서초동식 계산법을 따르면 10월 3일 시위는 3억 명이 넘는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다. MBC 박성제 국장은 이 집회를 “딱 보니 감으로” 얼마만큼 모였다고 생각하나. 하긴 “삔 눈”으로 바라보니 제대로 보일 리가 없을 것이다. 반면 기레기들은 아직도 청와대 앞에서 몇박 몇일 필사적으로 “조국 퇴진”을 외치며 역사상 처음인 청와대 앞 철야농성 “노숙투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다.

점입가경이라고 10월 5일 서초동에서 검찰을 대놓고 협박하는 친조국 시위는 아예 300만명이라고 부풀렸다. 또 기레기들은 그것을 앵무새마냥 읊어댔다. 그날의 8시 MBC뉴스데스크 방송은 방송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거짓말 퍼레이드였다. KBS도 그에 버금갔다. SBS는 기레기의 정도에서 조금 덜했지만 50보 백보였다. 도대체 MBC의 최승호 사장, 정형일 보도본부장, 박성제 보도국장. KBS의 양승동 사장, 정필모 부사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이재강 보도국장, 엄경철 메인앵커 등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측 최고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들은 이 많은 악업(惡業)을 나중에 어떻게 다 치르려고 이 난리들인가. 이것이 그대들이 그렇게 부르짖던 “공정보도” “정의보도”인가? 본인들이 진정한 언론인이고 방송인이라면 창피한 줄 알고 언론방송계에서 떠나야 그나마 양심이 남아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며칠 전 한 국제회의에서 미국의 저명한 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Gordon Chang)변호사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빼앗으려는 문재인은 사라져야 한다” “언론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김에, KBS 이사였던 강규형 교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문재인은 KBS를 장악하기 위해 강규형 교수를 KBS에서 몰아냈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정권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뭐라고 항변하겠는가.

하긴 “양심에 털 난” 언론노조원 들에게 일말의 양심을 기대하는 사람이 바보일지도 모르겠다. 마침 어제 또 다른 대형뉴스가 터졌다. 국정감사에서 한국당 박대출 의원에 따르면 KBS아나운서들이 지난해 휴가를 쓰고도 근무한 것처럼 해서 1인당 약 1000만원에서 몇 백만 원씩을 부당 취득한 것이 밝혀졌다. 물론 이 네 아나운서는 “놀랍게도(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게도)” 전원이 다 언론노조원이다. 권력을 뒤에 업고 있으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다. 이 사건들이 일어날 당시 KBS 아나운서협회장이었던, 역시 언론노조원으로 활개 친 윤인구 아나운서는 여기에 대해 할 말은 없나? 본인도 과거 허가받지 않은 외부활동으로 부당 소득을 많이 취했던 경험자라 그냥 덮고 넘어가고 싶은가? 이제는 조국 장관의 뻔뻔함이 점점 더 한국 좌파들에게 전염되는 모양이다.

전에 변호사이자 국민대 법대 교수인 이호선 교수는 조국 씨를 중국 역대 최고의 간신이라는 진회(秦檜)에 잘 비유했다. 그 글을 읽으면서 필자는 권력만 믿고 멋대로 행동한 간신배의 대명사이자 진(秦)나라를 망하게 했던 환관 조고(趙高)가 더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록위마 (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휘두르는 경우)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인 그 조고 말이다. 조국과 조고가 이름도 비슷하니 더 좋은 예라고 생각이 들던 차, 전영기 기자가 바로 그 고사성어를 잘 활용한 훌륭한 칼럼(“윤석열은 사슴을 사슴이라 한다” 중앙일보 2019.09.16.)을 먼저 썼다. 선수를 빼앗겼다. 그러나 내가 이 칼럼의 일독을 널리 권했을 정도의 좋은 글이다.

최순실 집안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필자는 그들을 사진으로 보거나 이름을 들으면 아직도 구토를 느낀다. 그러데 솔직히 조국과 가족들은 최씨 네보다 더 심하고 악질적이지 않나. 이것은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일 뿐이다. 왜 많은 (상식을 가진) 좌파 지식인들도 조국 씨를 맹렬히 비판하는지 생각해보라. 왜 조국을 싸고돌던 정의당이 현재 위기에 빠졌는지도 생각해보라. 조국 집안은 거의 “가족사기단”을 넘어서 무슨 “패밀리‘와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 가장 큰 ”패밀리“는 갬비노(Gambino) 패밀리이다. 조국과 그 가족들을 보면 무슨 끈질긴 좀비들의 행진을 보는 듯 해서 ”좀비노 패밀리“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다. 권력이 무수한 사람들의 조롱의 대상이 될 때는 더 이상 권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진다. 문재인 정권은 이 철칙을 깨달아야 할 때이다. 아니 이미 때는 늦었다.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교수,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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