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인 정경심도 건강상 이유 들며 검찰 조사 사실상 회피...법조계 "수사 우려하며 정권 원하는 대로"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이 26일 검찰 조사를 받은 후 검찰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이 26일 검찰 조사를 받은 후 검찰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웅동학원 거덜내기’ 핵심인으로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조 장관 동생 조권(52)이 구속영장 실질심사 연기를 신청했다. 길에서 넘어져 허리디스크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권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심문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조권은 당초 오는 8일 오전 10시30분부터 명재권 부장판사로부터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조권 측은 “최근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디스크가 악화했고 8일 수술을 받기로 했다”며 “수술 후 1∼2주 동안 외출할 수 없으니 구속영장 실질심사 날짜를 변경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조권은 현재 입원 중이다.

이에 법원은 언론 등을 통해 “조권이 심문예정기일에 출석하면 심문을 진행하고, 불출석하면 심문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예정된 날짜에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구인장의 유효기간 내에 검찰이 피의자를 영장심사법정에 세우면 심문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조권 측 입장을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일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조 장관 일가 비리의혹 수사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조권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배임수재,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권은 조 장관 일가 비리의혹 중 가장 큰 규모로 지목됐던 웅동학원 의혹, 즉 100억원대 규모 채무 회피와 탈루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가 웅동학원 사무국장 역할을 하면서 위장소송과 허위이혼 등으로 채권을 확보한 데 대해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조권은 웅동학원 관련 핵심인물들을 해외도피하도록 조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도 최근 건강이 악화됐다며 검찰 수사를 사실상 지연시키고 있다. 지난달 말 페이스북 계정까지 만들어 “언론보도가 잘못됐다” “인권 침해를 그만해달라”던 정경심은 지난 4일부터는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달과 비슷한 입장표명을 잇고 있다. 정경심 변호인단은 “정경심 교수가 뇌기능과 시신경 장애 문제로 조사 때 검사와 눈을 마주치기 힘들고, 심각한 어지럼증과 구토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가 재입원을 해 장시간 조사나 연속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경심은 건강 상 이유로 첫 조사 당시 8시간 만에 귀가했고, 두 번째 조사엔 15시간을 나와있으면서 11시간가량을 조서열람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법조계에서는 조 장관 일가의 이같은 행동이 조 장관이 각종 공식석상에 나와 ‘검찰개혁’을 거론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수사 지연 전략과 함께 정권이 바라는 바대로 정국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등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를 받는 김종민 변호사는 이날 오전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주최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검찰개혁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며 “공수처는 언론자유는 물론 사법부 독립에도 중대한 위협으로, 대통령 직속 사찰기구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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