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7일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조국 一家 수사 관련해 일절 언급 없어...본인부터 사고의 매몰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나?
"검찰 개혁 있어 법무부-검찰은 각자 역할이 다를 수 있지만...크게 보면 한 몸이라는 사실 특별히 유념해달라"
"최근 표출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 엄중한 마음으로 들어...이제 절차 따라 문제 해결할 수 있게 지혜 모아주시길"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 뜻,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절실하다는 것"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내놨다. 본인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촉발된 극단적 '국민 분열' 상황에 대해 "정치적 의견의 차이나 활발한 토론 차원을 넘어서서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들거나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 주장을 두고 본인이 사실상 범죄 피의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 자체가 이미 전 국민을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들게 만든 거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대 최대 인파가 몰린 개천절 광화문 집회에는 침묵을 지키고, 자신을 광적으로 지지하는 이른바 '대깨문'들의 검찰 개혁을 빙자한 '조국 수호' 집회는 "국민의 뜻"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은 문 대통령 자신부터 사고의 매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표출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국민께서 의견을 표현하셨고, 온 사회가 경청하는 시간도 가진 만큼 이제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대의 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목소리를 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도 산적한 국정과 민생 전반을 함께 살펴달라는 당부를 드린다"며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 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 모두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회는 공수처법과 수사권조정 법안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법무부와 검찰도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한편 법 개정안 없이 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주시기 바란다"며 "특히 검찰 개혁에 있어 법무부와 검찰은 각자 역할이 다를 수는 있지만 크게 보면 한 몸이라는 사실을 특별히 유념해달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역시 조 장관 일가의 수사와 관련해선 일절 언급이 없었다. 그저 앞으로도 '독불장군'처럼 검찰 개혁이란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조 장관의 잘못은 덮을 수 있을 때까지 덮고, 검찰을 옥죄어 가겠다는 잘못된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가능했다. 발언 마지막 부분에 법무부와 검찰이 '한 몸'이라는 것을 강조한 대목은 이에 설득력을 더해줬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