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앞 켄싱턴호텔에 잠적 중 핸드폰 공기계에 유심칩 끼워...檢이 추적 못하게 손 쓴 셈
“체포될 수도 있다”언급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연구실이 닫혀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연구실이 닫혀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가 지난달 6일 대포폰으로 조 장관과 통화하면서 동양대 표창장은 위조된 게 맞다며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인정하라고 말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씨의 자산관리인인 김모 한국투자증권 과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김 과장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있던 날 정씨에게서 자신이 머물고 있는 국회 앞 켄싱턴 호텔로 노트북을 들고 오라는 다급한 전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씨 소유의 노트북은 그때까지 본인이 개인 차량에 보관하고 있었고, 이후 정씨가 머무르는 호텔에 들어가 정씨에게 노트북을 건넸다고 했다.

또한 김 과장은 정씨가 청문회를 앞둔 조 장관에게 전화한 뒤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은 위조된 게 맞다. 조교가 나 몰래 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청문회에서) 인정해라. 내가 책임진다. 다 안고 가겠다”고 덧붙이며 “내가 긴급체포될 수도 있다”는 정씨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김 과장은 정씨가 대포폰을 쓴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정씨가 김 과장이 가져온 노트북 가방에서 휴대전화 공기계를 꺼낸 다음, 거기에 새 유심카드를 끼워 조 장관과 통화했다는 진술이다. 법조계에선 통화 기록을 추적할 수 없도록 정씨가 손을 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정황을 미루어 정씨가 자신의 범죄(표창장 위조)를 인지하고 있었고, 차후 이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질 것을 예상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30일 김 과장이 조 장관 자택에서 교체해준 PC 하드디스크 2개와 지난달 1일 정씨의 동양대 연구실에서 반출한 PC를 확보하고 있다. 이제 검찰은 정씨가 김 과장에게 가져오라고 지시한 노트북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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