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 체제…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安-劉 합의한 '개혁적 보수·합리적 진보' 정강案 폐기
김대중 '햇볕정책'도 당 정체성 확립 걸림돌 전망
30석 캐스팅보터 자임…'출당요구' 비례 3석 문제 남아

바른미래당 PI
바른미래당 PI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신당인 '바른미래당'이 우여곡절 끝에 13일 의석 30석의 제3원내교섭단체로 출범했다. 

양 당은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합당을 공식화했다. 통합을 계기로 2선 후퇴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정치 괴물들을 이기려면 우리 스스로 변화해야한다"며 "우리는 이미 달라졌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을 허물었다"고 자부했다.

전당대회 직전 개최한 수임회의에서는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했다. 초대 당 대표로는 기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국회부의장이 선출됐다. 

원내대표직은 4선의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은 초선의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으로 각각 유임됐다. 당 사무총장은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단 바른미래당은 원내 3당으로서 캐스팅보터 지위를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현 120석)을 중심으로 한 여권과 자유한국당(116석) 중심 야권에 '몰표'를 줄 경우 총 293석으로 줄어든 전체 의석에서 과반수(147석) 찬성 또는 반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당 정체성 확립에 있어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남 지역구 의원 중심 친여(親與)성향 민주평화당(14석)과도 결별했지만, 국민의당 당권파와 바른정당마저 정강정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앞서 신당 정강정책에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합의한 점을 들어 이를 담아야 한다는 게 바른정당의 입장이었다면, 국민의당은 합리적 '중도'를 '진보'로 바꾸길 요구했다.

결국 두 당은 보수·진보·중도라는 어휘를 전부 배제하고 '민생·안보·정의·미래'를 핵심 가치로 정했다. 박주선 공동대표 등 호남 지역구 의원도 적지 않은 만큼, 김대중 정부의 대표적 대북유화정책인 '햇볕정책' 계승에 대한 양 당의 입장정리도 필요하다.

소수정당에 불리한 선거제도도 바른미래당이 넘어야 할 산으로 거론된다. 대통령제·승자독식인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는 한 거대 양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으며, 중·대선거구제를 추구하고 정당득표의 비례성을 높이자는 게 소수정당들의 주된 시각이다.

바른미래당은 6·13 지방선거가 첫 시험대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공천부터 난관이다. 겹치는 지역구 당협위원장은 일단 지방선거까지 '공동 위원장' 체제로 운영될 방침으로 알려졌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공동대표는 안 전 대표는 관련 질문에 "지방 선거위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신당 합류 여부도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한편 국민의당 비례대표이지만 민평당 합류 의사를 밝혀 온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면하기 위한 '출당 요구'로 인한 바른미래당 내홍이 커질 가능성도 잔존하고 있다.

실질적인 바른미래당 의석은 27석인 셈이다. 현재 14석인 민평당은 국민의당을 탈당한 지역구 의원들(이용호·손금주)과 3명의 비례대표가 합류할 경우 19석이 되며,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20석을 확보한다면 제4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