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스톡홀름 협상 결렬...北 "美, 빈손으로 왔다" 주장하며 先제재완화 요구
美北 스톡홀름 협상 결렬...北 "美, 빈손으로 왔다" 주장하며 先제재완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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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소식통 "美, '영변 해체같은 단계서 제재완화 못한다'고 선 그었다"
北김명길 "협상 중단, 연말까지 숙고"..."핵-ICBM 실험재개 美에 달렸다" 엄포도
韓美방어훈련, 대북제재 등 '깨끗하게 제거하라' 큰소리친 北
美국무부 "창의적 해법 가져갔다...양쪽 모두 '강력한 의지' 필요" 반박
굵직한 '비핵화 이벤트' 이후 실무협상이 결렬...연내 3차 정상회담도 불투명

미국과 북한이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이후 219일 만인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8시간 30분만에 결렬됐다. 이른바 '스톡홀름 노 딜'이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6월말 '판문점 회동' 이벤트 이후 98일 만에 열린 것이기도 하다. 양측이 접점 찾기에 실패함에 따라 연내 3차 미북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웨덴 스톡홀름 현지시간 10월5일 북한 비핵화 실무협상차 접촉한 북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왼쪽), 미국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그래픽=연합뉴스TV)

협상 결렬 후 북한 정권 쪽에서 먼저 '미국 탓'이라는 주장을 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며 미국을 탓한 뒤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측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같은날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을 통해 낸 성명에서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졌다. 싱가포르 성명의 4개 항을 진전할 많은 새로운 방안(initiative)을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협상 결렬을 계기로 북한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가능성까지 제기해 논란을 키우는 양상이다. 김명길은 회견에서 'ICBM·핵 실험 중지에 대해선 연말까지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의 핵 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명길의 회견 후 3시간여 뒤 성명을 발표해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맞섰다.

그는 "미국과 북한은 70년간 걸쳐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토요일(만남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들은 중대한 현안들이며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미국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여태까지 '비핵화 기만극'을 벌였을 뿐이면서 미측의 대북제재 유지, 북한의 남침 방어를 상정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조선반도 주변에 첨단 전쟁 장비를 끌어들였다"며 국방 태세까지 이번 김명길 성명 발표를 통해 문제 삼았다. 특히 이 모두를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하는 것이 '비핵화 선결 조건'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따라 미측은 북측에게 협상 태도 변화의 '강력한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6일(한국시간)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때 제시한 것을 완전히 뛰어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소식통은 "특히 제재 완화는 이번에도 영변 해체와 같은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미·북 연락 사무소 설치와 양국 교류 확대, 한국전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확대 등 큰 틀에서 미국의 제안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무협상 직전 미국 인터넷 언론 복스(VOX)가 "영변과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폐쇄 대가로 3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엔 대북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보도하자 정부 관계자들이 "완전한 오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고 중앙일보는 주목했다.

한편 미북은 지난 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에서 권정근 전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 등 차석대표급 인사가 소인수로 참석한 가운데 예비접촉을 가진 데 이어, 5일 같은 장소에서 김명길과 비건 특별대표를 각각 협상대표로 '본게임' 격인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한나절 만에 결렬됐다.

미북대화 재개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 발표에서 스웨덴 측은 자국에서 2주 내에 미북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으로 초청을 했으며, 미국은 이를 수락한 뒤 북측에도 그 수락을 제안했다는 뒷얘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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