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영매체들 "촛불정부를 결사반대하는 세력이 개천절 하늘 흐리려...용납 못해"
려명 "권력욕 환장한 황교안 자한당 것들, 법무장관 임명 계기로 '보수대통합' 설쳐대"
이달 들어 "서초동 촛불바다에 200만 군중 참가" 반복 보도도 눈에 띄어

북한 정권이 최근 친문(親문재인)세력의 '조국 지지' 집회엔 여권발(發) "서초동 200만" 선동까지 답습하며 비호하는 한편,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10.3 국민총궐기엔 "보수패당의 비열한 책동"이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지난 3일 광화문광장~숭례문에 이르는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국민총궐기 집회 전후로 북한 관영선전매체들은 이같은 동향을 나타냈다.

북한 관영선전매체들의 로고.

집회에 앞서 2일 북한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자한당' 것들은 긴급모임을 열고 '국민을 자해하려는 의도' '법치주의 사망' '상식과 정의의 실종'이라고 고아대는가 하면 '10월3일 150만명이 떨쳐나서 집회를 열자'는 나발까지 불어대며 보수떨거지들을 선동질하고 있다"며 "보수패당의 추태는 적폐청산을 가로막고 기어이 정권 찬탈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보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비방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 역시 2일 '단군 성조께서 노하실라, 개천절을 모독 말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10월3일 서울 도심 집회는) 보수의 못된 짓거리"라며 "촛불 민심이 선출한 정부를 결사반대하는 세력이 개천절의 하늘을 흐리려 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적대발언을 쏟아냈다. 

메아리는 집회 당일인 3일에는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는 글을 통해 "지금까지 보수세력은 당국(문재인 정부 지칭)을 어떻게 하나 깎아내리기 위해 그야말로 악을 써왔다"며 "그 최종 목적은 현 당국을 거꾸러뜨리고 재집권 야욕을 기어이 실현하자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3일 서울 광화문광장 등 도심을 뒤덮은 문재인 정권 규탄 국민총궐기 인파(위쪽)와 9월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도로에서 열린 검찰개혁-조국수호 집회 인파(아래쪽). 집회현장 인근 가로수 갯수와 사진 속 크기 등을 감안하면 국민총궐기 인파가 적어도 수십배 많다는 해석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집회 이튿날인 4일 또 다른 북한 선전매체 '려명'은 '악인들의 욕망은 허사가 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금 권력욕에 환장한 황교안을 비롯한 '자한당' 것들이 현 당국의 법무부 장관임명을 계기로 반정부 연대를 실현하여 저들 주도의 '보수대통합'을 이뤄보려고 날뛰고 있다"며 "푼수없이 설쳐댄다"고 비난했다.

려명은 "지금 '자한당' 패들은 다른 보수세력들의 힘을 빌려서라도 보수재집권의 야욕을 실현해보려고 별의별 오그랑수를 다 쓰고있지만 그것이 통할 리 없다"며 "남조선의 각계층은 '자한당'것들의 뻔뻔스러운 행태에 침을 뱉으며 '자한당'해체투쟁의 도수를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고 선동했다.

반면 려명은 이날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는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등 친문세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었던 '검찰개혁' '조국 지지' 집회를 거론, "대규모 촛불투쟁이 전개"됐다며 "200만명의 각계층 군중이 참가"했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또한 "촛불과 함께 '검찰개혁 이뤄내자' '자한당을 수사하라' 등의 구호판을 든 참가자들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이 도로에 모여들어 '촛불바다'를 이루고 기세를 올렸다"며 "각지에서 모여온 주민들이 집회에 참가한 이유는 검찰개혁 때문"이라고 썼다.

이 매체는 "'경향신문', '부산일보', '자주시보', '서울경제', '오마이뉴스', '서울의 소리'를 비롯한 언론들은 '200만 촛불국민 검찰개혁 요구, 민주주의 승패를 가를 핵심', '200만 시민 검찰개혁 분노의 함성, 제2의 촛불혁명' 등의 제목으로 이날의 투쟁소식을 전했다"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산하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일 '남조선 단체 적폐검찰의 완전개혁을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고, 2일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0만명의 각계층 군중 서울에서 촛불투쟁 전개'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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