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취재하던 인도네시아인 여성 기자 베비 인다,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 실명
홍콩 시위대, 중국은행ATM-중국 이동통신사 대리점 공격...홍콩 경찰에 대한 비판 더 거세져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한 인도네시아 여기자[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한 인도네시아 여기자[사진-연합뉴스]

홍콩 고교생이 경찰이 쏜 권총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은 사건에 이어 시위를 취재하던 인도네시아 여기자가 경찰의 고무탄에 맞아 영구 실명 위기에 처했다.

경찰의 과격한 진압에 의한 피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홍콩 시위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완차이 지역 시위를 취재하던 ‘수아라 홍콩 뉴스’ 신문 인도네시아인 여성 기자 베비 인다(39)가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을 심하게 다쳤다. 

당시 같이 있던 한 기자가 “쏘지 말아요. 우린 언론인이에요”라고 외쳤지만, 당시 헬멧과 고글을 쓴 채 다른 기자들과 함께 육교 위에 있었던 인다 기자는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고 쓰러졌다. 

인다 기자 측 변호인은 “의료진이 오른쪽 눈 동공이 파열돼 영구 실명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대는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고교생 피격 사건을 규탄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고교생 피격 사건이 발생한 췬완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중국은행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때려 부쉈으며,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 대리점도 공격해 기물 등을 훼손했다. 중국인 소유 마작장도 공격했다.

이들은 지하철역 곳곳에는 홍콩 경찰을 비판하는 구호 등을 적어놓기도 했으며, 도로를 막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우리 아이들에게 총을 쏘지 마세요'(Don't shoot our kids)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기존 5대 요구 사항에 더해 '경찰 해체'를 6번째 요구 사항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이날 홍콩 공공의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경찰이 시위자에게 실탄을 쏴서 중상을 입힌 것은 과도한 무력 사용이라고 규탄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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