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민과 헌법이 명령한 싸움, 文 결단 않으면 멈추지 않겠다"
나경원, 與 겨눠 "민심 왜곡하더니 민망한 태세전환...이해찬 대국민 명예훼손까지"
'내란선동' 운운 與논평엔 김명연 "자기 편 들지 않는 국민 적으로 보는 저급한 인식"
바른미래 "동원된 인파로 광화문-서울역 메꾸겠나? '조국 이슈'서 '文 이슈'로 되고있다"

10.3 국민총궐기 당시 집회 인파와 참여자들의 피켓팅 모습.(사진=자유한국당 제공)
10월3일 개천절을 기해 서울 도심에서 열린 10.3 국민총궐기 당시 집회 인파와 참여자들의 피켓팅 모습.(사진=자유한국당 제공)

'10.3 국민총궐기' 현장에서 조국 법무장관 사태 등을 계기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민심(民心)이 확인된 뒤, 자유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 국민주권 선언의 날이었다"며 당 안팎으로 대여(對與)투쟁 강화를 독려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3일) 우리는 위대한 국민의 숭고한 명령을 들었다. 그것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법치를 농락하고 국정을 농단하는 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만 국민의 목소리가 광화문에서 시청, 숭례문과 서울역, 종로와 이면도로까지 가득 채웠다"며 "10.3 국민주권 대투쟁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제 길로 돌려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제 문재인 대통령은 붕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돌아와야 한다. 지금 멈추시라. 조국(법무장관)을 물리치시라. 국민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시라"라며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는다면 이 싸움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를 숨쉬게 했던 자유,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했던 민주주의와 법치가 소멸되게 할 수는 없다. (투쟁을) 헌법이 명령한다"고 강조했다.

10월3일 '문재인 정권 규탄 10.3 국민총궐기'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당일 단식 19일차인 이학재 의원 등이 '문 정권 심판 조국 구속'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文실정 및 조국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광화문 앞에서 세종대로 사거리, 서울시청 광장, 대한문, 숭례문에 이르기까지 서울도심은 그야말로 상식과 정의의 물결이었다"며 "'서초동 200만 선동'을 판판이 깨부수고, 한줌도 안 되는 조국(장관) 비호세력 기를 눌렀다"고 말했다.

뒤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집회 인원에 대한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초동 '범법자 비호 집회' 이후에 여당이 가당치도 않은 '200만'을 운운하며 민심을 왜곡했는데, 이제 와서 '많고 적음은 본질이 아니'라고 한다"며 "스스로도 부끄럽고 민망한 태세전환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을 향한 퇴진 집회가 있으면 '직접 나오겠다'고 하더니, 정작 청와대는 충격과 공포의 침묵 속에 빠졌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10.3 국민총궐기를 '정쟁을 위한 동원집회'라고 깎아내린 데 대해 "대(對)국민 명예훼손을 했다"며 "뭐 눈에는 뭐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난다"고 질타했다.

이번 국민총궐기가 '민심 주도'로 이뤄진 대규모 집회라는 점 역시 거론됐다. 나 원내대표는 "평생 평범하게 살아가던 수많은 국민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 이번엔 나도 나간다'며 황금같은 휴일을 포기하고 나온 대규모 집회다. 우리 정치사에서 보기힘든 광경"이라며 "묵묵히 각자 일 충실하며 살아가는 침묵하는 중도우파 시민들이 나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것은 지난 87년 넥타이 부대를 연상케하는 정의와 합리를 향한 지극한 평범 시민들의 외침"이라며 "수구좌파 세력의 집회는 '동원 집회'일지 모르겠지만 합리와 상식의 집회는 '자원 집회'임을 말씀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그동안 움직이지 않던 중도우파 시민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청와대까지 울려퍼졌던 함성소리, 문 대통령도 똑똑이 들었을 것이다. 민심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조국 파면 넘어서 정권 퇴진으로 불이 옮겨붙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민 바라는건 간단하다. 정의와 진실이다. 왜 그 외침 뒤로하고 잘못된 오기속에 빠져드는가"라며 "1987년 민주화는 '평범한 국민의 분노'로 가능했다. 평범한 국민들을 더 이상 분노로 밀어넣지 마시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인 김명연 의원(왼쪽)과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오른쪽).(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날 김명연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는 정권 규탄 시위를 "내란선동" "쿠데타" 라고 극단적으로 폄훼한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 논평을 질타했다. '내란선동'은 종북논란의 이석기 구 통합진보당 전 의원이 9년형을 선고 받고, 6년째 감옥생활을 하고 있게 된 혐의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불과 며칠 전 서초동 집회에는 '200만이 모였다'며 자랑하던 민주당은 어제 국민들에 대해서는 '내란, 쿠데타 선동'이며 '돈을 받고 동원됐다'는 모욕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 편을 들지 않는 국민을 '적'으로 보는 집권여당의 저급한 인식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도 그런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김 수석대변인은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문 대통령은 어제 '조국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인가?", "2017년 대선 당시 '국민들이 모여 문재인 퇴진 요구 집회가 열린다면,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끝장토론이라도 하며 설득하겠다'고 공언한 문 대통령은 '나를 향한 퇴진 집회가 아니니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운데)가 10월4일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지도부가 '두쪽 난' 바른미래당에서도 10.3 국민총궐기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엄중하게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차원에서 오는 토요일(5일)을 시작으로 광화문 촛불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도 나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야당과 보수단체가 동원한 인파라곤 하지만, '동원된 인파'만으로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메꿀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가족단위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학부모들은 결코 동원된 사람만은 아닐 것"이라며 "조국 장관의 특권과 반칙에 좌절하고 문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손학규 대표는 "제가 우려했던 대로 조국 이슈가 문재인 이슈로 번지고 있다"며 "조국이란 시한폭탄을 품에 껴안고 있는 문 대통령이 위험한 지경에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어제 장외집회에서 벌써부터 문재인 하야, 정권 퇴진의 피켓과 구호가 나오고 이를 소리 높여 외치는 군중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지도부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의원들도 반조국-반문집회에 힘을 보태고 있다. 3일 오신환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힘을 보탰고,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도 같은날 저녁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전국대학생연합 촛불집회에 참석해 공조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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