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개천절 서울 도심에서 열린 조국 사퇴-文탄핵 촉구하는 사상 최대 인파 몰린 집회에 당황했나?
靑고위관계자 "청와대가 무엇인가 언급하고 나설 사안은 아닌 것 같다...한국당에서 진행하는 집회일 뿐"
민주당 "광화문 모인 군중 규모 과대평가하는 우스꽝스러운 광경 연출"...이해찬 "제1야당은 정쟁 위한 동원집회 하고 있어"
이낙연 국무총리 "모든 영역에서 대립의 뿌리를 뽑아 갈등을 줄이고 화합을 키워야 한다" 국민 놀리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사상 최대 인파가 몰린 집회에 겁을 먹은 것일까?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 관저에서 도심 집회 상황과 태풍 미탁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집회와 관련해 발표할 입장은 없다"며 "청와대가 무엇인가 언급하고 나설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에서 진행하는 집회이고 야당에서 얼마든지 집회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이른바 '대깨문' 들의 좌파식 계산법 200만 운집 촛불집회에 대해선 "많은 시민이 촛불집회를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찰 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의아해 했다.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집회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200만이라는 숫자를 언급하며 부풀리고, 진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린 반(反) 문재인 정권 집회는 어떻게든 축소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날 "보수 단체들의 집회 목표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경 민주당 부대변인은 "개천절에 한국당이 '자유수호 국가원로회'라는 정체성 없는 단체를 내세워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사고로는 상상할 수 없는 '쿠데타' 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당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까지 계승해 권력 야욕을 채우겠다는 심산"이라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 역시 이날 "한국당 나경원 대표가 '체제 전복'과 '헌법 파괴'까지 들먹인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내란 선동'에 가깝다"며 "서초동 촛불집회를 폄하하고 오늘 광화문에 모인 군중 규모를 과대평가하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연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온갖 가짜뉴스와 공허한 정치선동 만이 난무했고 자유한국당이 그 중심에 있었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자유 우파 시민들의 문재인 정권을 향한 분노에 가득 찬 집회를 어떻게든 깎아내리려 노력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제1야당은 정쟁을 위해 동원 집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대다수 국민의 문 대통령과 조국 장관에 대한 분노를 '정쟁' 혹은 '동원 집회'로 비하한 것이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제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나와 너를 가르는 벽을 허물고 서로 관용해야 한다"며 "모든 영역에서 대립의 뿌리를 뽑아 갈등을 줄이고 화합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려 자신이 국무총리로 재직 중인 정권을 물러나라고 하는 와중에 '대립'과 '화합'을 운운하며 국민들을 호도했다고 해석해도 무방한 언사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