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삼의 세상만사] 하필 대구 공군기지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연 까닭은?
[김용삼의 세상만사] 하필 대구 공군기지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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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오늘날 각 분야에서 세계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가 사력을 다해 우방으로 같이 가야 할 일본을, 다른 날도 아닌 국군의 날에, 그들의 가장 민감한 지역인 독도 상공에 F-15K 전투기를 비행시켜 일본을 자극했다. 이를 위해 대구 공군기지에서 기념행사를 치른 문재인 정부다.

그제가 10월 1일, 국군의 날이었다.

한 시절 이날은 공휴일로서 축제 분위기였다. 장엄한 열병과 분열, 그리고 공수특전단의 고공강하, 공군 비행단의 축하비행, 육해공군 장병들의 시가행진을 통해 국군의 위용을 국민들에게 선보였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한 국산 무기들이 등장했고, 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동작동에서 무슨 발언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는지 기억이 나실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광복군과 월북하여 북한 노동상을 지냈던 김원봉과 그가 조직했다는 조선의용대를 국군의 뿌리라는 요지로 연설했다.

대통령에게 이따위 엉터리 날조된 좌익사관 역사교육을 받아야 하다니…. 하는 비탄에 앞서, 이번 국군의 날에는 또 무슨 염장 지르는 발언을 할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국민의 심정이 참으로 억장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올해로 71주년을 맞는 국군의 날 행사를 수도 서울이 아닌, 대구 공군기지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고 공개되었다. 대구? 공군기지? 한 시절 국방을 담당했던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아니 그 많은 장소를 마다하고 하필 왜 대구이며, 공군기지였을까? 북한이 그토록 치를 떨고 있다는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북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공개하기 위해서일까? 꼼수 부리는 데 이골이 난 운동권 아닌가.

독도 찍고, 서해 직도를 돌아 제주 영공 비행

이상한 의문은 국군의 날 후반에 가서야 당장 풀렸다. 이날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가 대구 공군기지를 이륙, 편대를 이뤄 독도 인근 상공과 서해 직도, 남해 제주도 상공을 비행한 뒤 복귀했다. 언론에서는 “동·서·남해 상공을 비행하며 영공 수호 의지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영공 수호 의지는커녕 일본 정부의 항의, 미 국무부의 비판 등 외교적 회오리를 몰고 왔다.

통상 전투기는 탑재 연료의 한계로 인해 항속거리에 제한이 있다. 우리 전투기 중 독도 상공에서 1시간 이상 머물며 작전할 수 있는 기종은 F-15K뿐이다. 총 170대를 보유하고 있는 F-16 전투기 기종은 5분가량 독도 상공에서 머물 수 있다.  

국군의 날, 독도 상공 비행을 한 F-15K 조종사를 격려하는 문재인 대통령. 대구 공군비행장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독도 상공 비행을 위한 목적이었다.(사진 연합뉴스)
국군의 날, 독도 상공 비행을 한 F-15K 조종사를 격려하는 문재인 대통령. 대구 공군비행장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독도 상공 비행을 위한 목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국군의 날을 북한에 경고하는 날이 아니라, 일본 자극의 날로 이용한 것이다. (사진 연합뉴스)

 

이처럼 항속거리의 제한으로 인해 독도 상공을 찍고, 서해 새만금 방조재 앞바다, 군산 서쪽 59km에 위치한 직도를 돌아 제주까지 갔다가 다시 회항하기에는 대구가 위치상 적격지였을 것이다. 물론 대구보다 더 좋은 지역도 있었겠지만, 국군의 날 행사를 너무 초라하고 외진 곳에서 치르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71주년 국군의 날 행사는 독도 상공에 F-15K를 출격시켜 일본에 대한 경고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대구 공군기지가 간택된 것이다.

다른 날도 아닌 국군의 날에,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 행사에서 일본을 자극하는 전투기 편대비행을 했다. 정말 이래도 되는가? 일본이 우리의 주적(主敵)인가? 현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주적은 일본이 아니라 북한이다. 핵과 미사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는 일본이 아니라 북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군의 날을 이용하여 북한이 아닌, 일본에 단단히 경고를 하고 나섰는데, 반응을 하고 나선 것은 일본, 미국뿐만이 아니었다.

국군의 날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0월 2일 오전 7시 11분, 강원도 원산 북방 일대에서 북한이 동해 방향으로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발사된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약 450㎞를 날아가 일본 EEZ에 떨어졌다. 일본에선 난리가 났다. 

북한이 올해 들어 벌써 11번째 미사일 발사는 국군의 날을 축하하기 위한 축포 성격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국군의 날을 10월 1일로 정한 것이 비윗장이 상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1950년 9월 15일 인천 상륙작전, 9월 28일 서울 수복에 이어, 이승만 대통령이 “38선 이북 지역을 수복하여 통일 대한민국을 건설한다”는 큰 뜻을 품고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의 입장에서 국군에게 38선 이북으로의 진격을 명령한 날이기 때문이다.

국군이 10월 1일 북진을 개시하자, 38선에서 진격을 멈추고 고민에 빠졌던 미국도 논란 끝에 38선 돌파를 결정했다. 10월 3일 도쿄의 맥아더 사령부는 “유엔군은 10월 3일 0시를 기해 38선 이북의 북한에 작전을 연장한다”는 일반명령 제2호를 발표했다. 이렇게 되자 유엔도 10월 7일, 유엔군의 38선 이북으로의 북진을 허락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총회는 유엔군의 38선 이북지역으로의 북진 목적을 “침략군의 무력을 분쇄하여 북한 인민들이 자유롭게 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일본을 자극하여 뭘 얻겠다는 것인가?

워커 8군사령관이 도쿄로부터 정식 북진명령을 받은 것은 10월 7일이었고, 8군의 2개 군단 중 전진부대인 밀번 중장이 지휘하는 1군단 병력이 38선을 넘은 것은 이틀 뒤인 10월 9일이었다. 국군이 38선을 넘은 지 무려 9일 만에 미군 주력부대가 38선을 넘은 것이다.

자, 이제 일본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군은 F-15K를 60대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와 비슷한 수준의 전투기 F-15J를 201대 보유하고 있다. 해군력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한국 해공군력은 일본의 30~40% 수준에 불과하여, 만약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간에 전면전이 벌어지면 반나절도 안 돼 한국군이 패퇴할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정식 항공모함을 건조하여 미국·영국과 전쟁을 벌였던 나라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병력은 720만. 호리코시 지로(堀越二郎)가 설계하고, 미쓰비시 중공업이 생산한 일본의 전투기가 제로센(0식 함상 전투기)이었다. 이 전투기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지만 뛰어난 기동성과 상승속도, 긴 항속거리, 높은 고도에서 전투가 가능한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덕분에 미군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을 정도로 일본의 해공군 수준은 뛰어났다. 전쟁 기간 동안 일본은 제로센 전투기를 1만 기 이상 생산했다.

에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이 분다>의 실제 주인공이 제로센 전투기의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다.

일본은 오늘날 각 분야에서 세계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가 사력을 다해 우방으로 같이 가야 할 일본을, 다른 날도 아닌 국군의 날에, 그들의 가장 민감한 지역인 독도 상공에 F-15K 전투기를 비행시켜 일본을 자극했다. 이를 위해 대구 공군기지에서 기념행사를 치른 문재인 정부다. 대체 이 사람들, 일본을 그토록 자극하여 뭘 얻겠다는 것일까? 그들은 한일 안보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자신들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용삼 대기자 dragon0033@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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