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 대표 유승민, '단식 18일째' 이학재 만나고 김무성 러브콜에 여지 남겨
변혁 회의서 "우리 선택 빠른 시간 안에 결론" 발언…"보수통합 생각 말할 기회 있을 것"

바른미래당 비(非)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2일 '조국 법무장관 사퇴-문재인 대통령 사과 촉구' 단식농성을 18일째 진행 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을 위로 방문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변혁 소속 의원 10여명과의 회의에서 "이 모임의 대표자로서 우리 선택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며 "이대로는 아무런 희망도 없고 절망뿐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우리 모두가 갖고 있기 때문에, 사즉생의 가공로 새로운 선택을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론내리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소속 의원 등이 10월2일 오전 국회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소속 의원 등이 10월2일 오전 국회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회의에 참석한 직후 유 의원은 하태경 정운천 유의동 지상욱 의원과 함께 이학재 의원의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장으로 향했다. 바른미래당에 몸담은 채 한국당 정치인과 회동한 자리여서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과의 회동 전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 의원은 '빠른 시일 안에 내릴 결론'에 대한 질문에 "어떤 결론이 되든"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을 만나는 배경에 대해선 "이 의원이 단식을 오래 했는데 한번도 못봤다. 인간적으로 너무 미안하고, 바른정당 시절 저희들과 같이 하고 바른미래당에도 같이 하다가 당을 떠난 분인데 어쨌든 같은 식구라는 동지로서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위로 방문 직후에는 "이 의원께서는 '우리 보수 정치 전반이 탄핵 이후에 무너지고 국민 신뢰를 회복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보수 정치가 반성하고 정신차려야 한다'고 했다"며 "제가 전적으로 동감했고, 당은 달라도 같이 고민하면서 어떻게하면 보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새롭게 재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뜻을 모으는 동지 한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발 단식 중단하라고 했고, 내일(10월3일) 집회가 있다니까 본인이 내일까지는 어떻게든 견뎌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혁 측은 개천절 집회 참석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변혁은 내일 광화문 집회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월2일부로 조국 법무장관 사퇴-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18일째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등 국정감사에도 참석하고 있다.(사진=이학재TV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유 의원은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여권의 선거법 표결처리 저지를 매개로 바른정당계-안철수계에 보수통합을 권유했다는 보도에 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듣고 있다"며 "때가 되면 저도 보수통합에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그는 "지금 당장은 당내, 특히 변혁을 중심으로 이 길에 동참하는 당내 의견을 모으는 게 급선무"라며 자세한 입장은 "당내 의견을 모은 다음 말씀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변혁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지도부'를 부정하는 옛 바른정당계-안철수계 의원들 중심의 '별도 지도부' 격이다. 김철근 전 대변인이 이 모임의 대변인을 맡았다. 

김철근 변혁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바른미래당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조국사태'로 신뢰를 잃어가고 야당인 한국당은 그 반사이익도 담지 못하고 있어 무당층과 중도층이 커지고 있다.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부를 심판하고 견제해야할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고 모임 출범 배경을 강조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고자 대변인직을 맡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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